주간동아 571

2007.01.30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 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총무 blog.empas.com/travelmaker

    입력2007-01-24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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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첫째 날) 07:00 서울 출발`→`09:30 영동고속도로 진부IC(동서울톨게이트에서 163km)→`10:00 오대산국립공원 월정매표소(033-332-6919)`→`10:30~11:20 월정사와 전나무 숲길 탐방`→`11:30~11:40 월정사 부도밭`→`12:10 상원사 도착`→`12:10~13:00 상원사 탐방`→`13:30~14:20 오대산 입구의 상가지구에서 점심식사`→ 14:20~15:00 오대산 입구~병내삼거리(직진)~월정삼거리(좌회전, 456번 지방도)~횡계리 거쳐 대관령양떼목장(033-335-1966) 도착`→`15:00~17:00 양 먹이 주기, 눈썰매 타기. ※ 대관령눈꽃축제 때는 눈꽃축제장에서 얼음과 눈을 이용한 놀이 즐기기`→`17:10~18:00 저녁식사`→ 18:00~18:40 영동고속도로 횡계IC~강릉분기점~동해고속도로 현남IC(7번 국도, 속초 방면) 등 경유해 하조대해수욕장 부근 숙소 도착

    둘째 날) 07:00~08:00 기상 후 하조대 해돋이 감상`→`08:00~08:30 세면 및 짐 정리`→`08:30~09:30 주문진항으로 이동해 아침식사`→`09:30~10:00 주문진항 구경`→`10:00~10:30 주문진항에서 해안도로 타고 영진~연곡해수욕장~사천 등 경유해 강릉 경포로 이동`→`10:30~11:30 경포호 겨울철새 관찰 및 선교장 관람`→`12:00 동해고속도로 강릉IC 진입

    겨울철 내내 강원도 평창 땅은 온통 눈밭이다. 해발고도가 평균 700m에 이르는 고지대인 데다 백두대간의 굵은 산줄기에 가로막힌 눈구름이 무시로 큰 눈을 쏟아붓기 때문이다. 그래서 ‘눈의 고장’으로 이름난 평창에는 스키장도 많고 해마다 1월 하순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눈꽃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눈 많은 평창군에서도 설경이 아름답기로는 역시 명산 오대산이 으뜸이다. 오대산의 설경은 수묵화처럼 고졸하고도 담백한 멋을 풍긴다. 더욱이 육중한 몸집에 비해 산세가 부드러워서 가족들과 함께 겨울 산행을 즐기기에도 제격이다.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하조대 백년송 너머의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는 광경.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겨울철만 되면 횡계리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황태덕장.

    오대산 설경은 월정사 일주문에서부터 장관을 이룬다. 일주문에 들어서자마자 멋진 전나무 숲길이 시작된다. 사시사철 언제 찾아가도 머릿속까지 맑게 해주는 이 숲길은 특히 눈 내린 날의 경치가 환상적이다. 하늘을 찌를 듯 우뚝한 전나무 가지는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축 늘어져 있고, 바람이 가지를 흔들 때마다 안개 같은 눈보라가 숲의 정적을 깨우곤 한다. 눈길을 헤치고 월정사 경내에 들어서면 눈에 묻혀 인적조차 드문 산사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백설이 어지럽게 흩날리는 겨울 오대산 월정사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

    오대산의 두 고찰 월정사와 상원사는 연륜은 깊어도 겉보기에는 고색창연한 멋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부분 건물들이 6·25전쟁 중에 소실되어 근래 새로 지어진 탓이다. 그래도 흰 눈에 덮인 절집은 어느 때보다도 고즈넉하고 경건해 보인다. 게다가 월정사에는 팔각구층석탑(국보 제48호)과 상원사중창권선문(국보 제292호), 상원사에는 동종(국보 제36호)과 문수동자상(국보 제221호) 등의 귀중한 문화재가 남아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상원사 경내에서는 곤줄박이, 박새 등의 산새들이 과자 부스러기나 알곡을 먹으려고 사람의 손에 내려앉는 독특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이 모습은 특히 아이들에게 평생토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눈과 얼음의 고장 곳곳서 겨울 정취 ‘물씬’

    오대산을 뒤로하고 도암면 횡계리로 이동한다. 횡계리는 울릉도 나리분지 다음으로 적설량이 많은 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스키장과 인접해 있고 대관령눈꽃축제도 열리는 횡계리의 주민들에게 풍부한 눈은 곧 생업의 밑천이다. 그래서 이곳은 한겨울에 가장 활력이 넘치고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눈 내리는 겨울 횡계리로 몰려드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눈 구경하거나 스키 타러 오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은 명태다. 한겨울 횡계리로 들어온 명태는 겨우내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가 봄기운이 완연한 3월경이면 노르스름한 황태로 변신, 이곳을 빠져나간다. 겨울철 횡계 읍내를 거쳐 용평스키장이나 대관령 양떼목장으로 가다 보면 양쪽 길가에 빼곡히 들어찬 황태덕장이 눈에 띈다. 수천 수만 마리의 명태가 흰 눈을 머리에 가득 인 채 대롱대롱 매달린 풍경은 스산함과 매서운 추위를 잊게 할 만큼 서정적이다.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대관령눈꽃축제 기간에 열린 동물체험장에서 관광객들이 양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축제 중 하나로 꼽히는 대관령눈꽃축제는 1993년에 처음 개최됐다. 축제의 이벤트와 프로그램은 대부분 눈이나 얼음을 이용한 것들이다. 축제장에는 눈썰매장과 얼음미끄럼틀이 만들어지고 쇠발구, 설피, 전통스키, 앉은뱅이썰매 등의 전통도구들을 직접 신거나 타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용된다. 그 밖에 팽이치기, 콩 볶아먹기, 양에게 먹이 주기, 감자 구워먹기, 황태덕장 체험, 조랑말 타기, 스노모빌 타기, 눈꽃등반대회 등의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가족과 함께 다양한 놀이와 체험에 열중하다 보면 한나절쯤은 쏜살처럼 흘러간다. 올해 대관령눈꽃축제는 1월31일부터 2월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2~3년 전부터 인기 여행지로 급부상한 대관령 양떼목장도 꼭 들러볼 만하다. 양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광경은 볼 수 없지만, 설원으로 탈바꿈한 초원에서 가족이 눈썰매나 비료부대썰매를 타며 색다른 재미를 즐길 수 있다.

    하룻밤 묵을 숙소는 겨우내 스키어들로 붐비는 횡계리보다 비교적 한가로운 동해 바닷가에 미리 구해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이튿날 새벽에 일어나 해돋이를 감상하기도 편리하다. 동해안 해돋이는 어느 곳에서든 장엄하고 화려하지만, 특히 양양군 현북면 하조대의 해돋이가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하다.

    하조대 정자 앞의 우뚝한 기암괴석에는 ‘백년송’이라고 불리는 해송 한 그루가 뿌리박고 있다. 바위 꼭대기에서 검푸른 동해바다를 배경으로 서 있는 백년송의 자태가 학처럼 준수하고 고고하다. 더욱이 백년송 너머의 아득한 수평선 위로 뜨거운 태양이 기운차게 솟아오르는 광경은 숨막힐 듯 아름답다. 불끈 치솟은 태양이 새날에 대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만큼이나 크고 또렷해 보인다.

    여행 정보
    눈꽃 속에서 ‘겨울연가’ 찍어볼까

    물곰탕과 고등어구이.

    숙박 횡계리와 그 주변에는 그린앤블루호텔(033-335-4450), 신세계대관령리조트(033-335-5011), 대관령옛길펜션(033-336-1026), 대관령배영만펜션(033-335-0770), 대관령가는길펜션(033-336-8169), 스위스샬레펜션(033-335-3920) 등의 호텔, 콘도, 펜션이 밀집해 있다. 하조대 주변에는 올리브비치(033-672-0088), 하조펜션(033-672-0333), 하조대비치하우스(033-672-2285), 블루비치모텔(033-671-2450), 하조대롯지펜션(033-671-7109) 등의 숙박업소가 많다.

    맛집 오대산 입구의 상가지구에 자리한 오대산통일식당(033-333-8855)은 취나물, 참나물, 얼레지, 더덕 등의 자연산 산나물이 푸짐하게 나오는 산채정식이 맛깔스럽다. 황태의 본고장 횡계리에는 황태회관(033-335-5795), 송천회관(033-335-5943) 등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유명한 황태 전문점이 여럿 있다. 횡계리의 별미 중 하나인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는 납작식당(033-335-5477), 횡계식당(033-335-5388)이 잘한다. 원조맷돌순두부(033-336-2386)집은 맷돌로 직접 갈아 만든 손두부전골과 오삼불고기가 맛있다. 강릉 주문진항의 파도식당(사진·033-662-4140)은 물곰, 생태, 복어 등으로 끓인 맑은 탕(지리)과 고등어, 도루묵 등의 생선구이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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