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1

2006.11.21

이해찬 ‘대통령 지킴이’ 자처 30년 동지 GT와 사실상 결별

  •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입력2006-11-22 18: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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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대통령 지킴이’ 자처 30년 동지 GT와 사실상 결별
    노무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 회동은 이해찬 정무특보의 작품인가. 얼마 전 대통령 정무특보로 임명된 이해찬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이 의원은 대통령을 만나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며 임기를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정부와 함께 자신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겠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2004년 총리에 임명됐을 때만 해도 김근태 의장의 최측근 인사로 불렸다. 김 의장이 2007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선대위원장을 맡아 재집권의 꿈을 이루겠다는 꿈을 같이 꾸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노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정치 지도자로 올라선 이후 이 의원은 김 의장을 중심으로 한 당내 재야파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최근 이 의원은 김 의장에게도 “참여정부와 정치인생을 같이하겠다. 노 대통령에게 받을 것을 다 받았다. 더 이상 정치적 욕심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 측의 한 핵심 인사는 “김 의장으로서는 일종의 배신을 당한 셈이다. 재야파라는 이름으로 정치적 운명을 같이했던 이 전 총리가 정치적 신념과 약속을 저버렸다”고 말했다.

    김 의장을 포함한 당내 핵심세력은 최근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통합신당 창당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 움직임에는 ‘대통령을 배제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 있다. 당연히 ‘대통령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 의원의 첫 번째 과제는 대통령을 배제한 채 통합신당을 추진하는 당내 흐름에 맞서는 것이 됐다. 결국 30년 넘게 동지이자 형-동생으로 지낸 두 사람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된 셈이다.

    당내 한 인사는 “김 의장을 돕겠다고 했었지만 그동안 김 의장에게 빚진 것은 없지 않나. 자신을 총리까지 만들어준 대통령에게 보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 노 대통령과 DJ의 만남을 주선한 것도 이 의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으로 그가 정계개편 과정에서 대통령 정무특보 이상의 역할을 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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