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7

2006.10.24

파도와 풍경 울렁, 내 마음은 ‘출렁’

  • 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 총무, blog.empas.com/travelmaker

    입력2006-10-23 10:28: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파도와 풍경 울렁, 내 마음은 ‘출렁’

    서면 태하리의 황토굴. 조선시대 관리들이 울릉도 순찰의 증거로 이 황토흙과 울릉도산 향나무를 상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첫째 날) 05:30 서울 덕수궁 정문 앞, 또는 05:50 강남 신사역 사거리 대아여행사(02-514-6766)의 묵호행 버스 탑승 → 09:10 묵호항 여객선터미널(033-531-5891) 도착 → 10:00 울릉도행 여객선 출항 → 12:30 울릉도 도동항 도착 → 12:30~13:20 점심식사 → 14:00~16:30 유람선을 이용 해상일주관광 →16:30~19:00 행남해안산책로를 이용 행남등대까지 트레킹 → 19:00~20:00 저녁식사 → 20:00~21:30 독도전망케이블카(054-791-7160)를 이용 독도전망대 올라 도동항 야경 감상 → 21:30 취침

    둘째 날) 06:30~07:00 기상 후 세면 → 07:00~07:40 아침식사 → 07:40~08:00 독도관광선(054-791-0801) 탑승→ 08:00~11:00 독도 관광 후 울릉도 도착 → 11:00~ 13:00 도동에서 해안일주도로 타고 사동, 통구미, 남양, 태하, 현포, 천부를 거쳐 나리분지에 도착 → 13:00~13:40 점심식사 → 13:40~14:30 나리분지를 출발, 천부~죽암~선창 등을 경유해 석포에 도착 → 14:30~16:30 석포~내수전 사이의 옛길 걷기 → 16:30~18:00 내수전전망대에서 내수전 일대를 조망한 뒤 도동으로 이동 → 18:00~19:30 저녁식사 후 숙소로 이동

    셋째 날) 07:00~08:20 기상 후 세면 및 아침식사 → 08:20~08:40 택시(054-791-2612)를 타고 안평전마을로 이동 ※도동에서 간식 및 음료수 준비 → 08:40~11:00 안평전을 출발, 바람등대를 경유해 성인봉 정상 도착 → 11:00~11:30 성인봉 전망대에서 원시림과 알봉분지 조망 → 11:30~13:30 성인봉 출발, 바람등대~팔각정~사다리꼴~작은등대휴게소 등을 경유 도동으로 하산 → 13:30~14:20 점심식사 → 14:20~15:00 여객선터미널로 이동 → 15:30 묵호행 여객선 출항 → 18:00 묵호항 도착 후 버스 탑승 → 21:30 서울 도착

    화산섬 울릉도는 젊다. 섬 나이는 물론이고, 불끈 치솟은 산봉우리와 천태만상의 형상도 젊고 기운차다. 울릉도의 자연은 싱그럽고 건강하다. 우리나라 유일의 천연 원시림이 있는가 하면, 생수보다 더 물맛 좋고 시원한 자연수가 곳곳에 흐른다. 게다가 섬 전체를 에워싼 바다는 쪽빛, 비췻빛, 에메랄드빛을 띤다. 산 좋고 물 맑고 바다가 아름다운 울릉도를 여행하기에는 계절의 여왕 5월과 가을빛이 절정에 이르는 이맘때가 가장 좋다. 무엇보다도 울릉도 여행의 성패를 좌우하는 바다 날씨가 가장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맘때 울릉도 곳곳에는 보랏빛 왕해국과 샛노란 털머위 꽃이 무리 지어 피어나고, 우리나라 최고의 천연림인 성인봉 원시림은 만산홍엽의 장관을 연출한다.

    파도와 풍경 울렁, 내 마음은 ‘출렁’

    성인봉 원시림에서 모여든 계류가 연중 쉴새없이 쏟아져내리는 봉래폭포(왼쪽). 세 개의 기암괴석이 바다 위에 우뚝 솟아오른 삼선암.

    하지만 울릉도는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여행하기 힘든 지역 중 하나다. 교통편이라고는 여객선밖에 없는 데다 바다 날씨가 갑자기 나빠지면 그나마도 끊기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가급적이면 울릉도 여정은 실제보다 1~2일 더 여유 있게 잡아두는 것이 좋다.



    울릉도 여정은 크게 육로 일주, 해상유람선 관광, 성인봉 등산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지난해 3월부터는 독도 관광도 자유로워졌다. 하지만 울릉도 여행의 중심은 역시 육로 일주다.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을 출발해 사동리와 가두봉 등대를 돌아서면 통구미마을이 지척이다. 갯마을 통구미에서는 고깃배들이 뭍에 올려진 독특한 풍경과 칼날처럼 뾰족한 암벽에 뿌리내린 자생 향나무를 볼 수가 있다.

    통구미를 뒤로하고 신호등이 설치된 터널을 몇 개 지나면 울릉군 서면의 소재지인 남양리다. 해마다 이맘때 남양해수욕장을 비롯해 서면 태하리, 북면 천부리 등의 어촌에서는 오징어 말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맑고도 깊은 울릉도 바다에서 잡아 올린 오징어 맛은 그 바다처럼 맑고 깊다.

    일주도로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태하리는 한적한 갯마을이다. 아름답고도 슬픈 전설을 간직한 해신당이 있고, 근처 대풍감 절벽 위에는 태하등대가 자리잡고 있어 일부러라도 한번쯤 들러볼 만하다. 태하리에서 현포령을 넘어서면 북면이다. 보은 속리산의 말티재처럼 구불구불한 현포령 고갯길에서는 그림처럼 아름다운 현포항 일대의 풍광이 눈앞에 펼쳐진다. 아담한 현포항과 우뚝한 송곳산, 그리고 돌기둥 같은 노인봉과 앞바다에 떠 있는 공암(또는 코끼리바위) 등이 한데 어우러져 숨막힐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천태만상 간직한 섬 … 볼수록 신비롭고 장관

    북면 일대의 해안풍광은 울릉도에서 가장 웅장하고도 다채롭다. 그도 그럴 것이 수천 개의 돌기둥을 묶어놓은 듯한 공암, 하늘을 찌를 듯이 뾰족한 송곳산, 세 선녀의 전설을 간직한 삼선암, 두 개의 해식동굴이 뚫려 있는 관음도 등 울릉도를 대표하는 해안절경의 대부분이 북면 해안에 있다. 더욱이 일주도로변의 깎아지른 듯한 수직절벽은 온통 보랏빛의 해국 꽃밭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주도로는 북면 섬목에서 끝난다. 섬목과 저동 사이는 찻길이 나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동항으로 되돌아가는 길에는 반드시 나리분지를 들러봐야 한다.

    울릉군 북면 소재지 천부리에서 몹시 가파르고 구불거리는 시멘트도로를 한참 동안 오르다 보면 갑자기 눈앞이 훤해진다. 나리분지가 한눈에 들어오는 고갯마루에 올라선 것이다. 울릉도를 처음 찾은 사람들은 여기서 두 번 놀란다. 먼저 나리분지가 의외로 넓고 평평한 사실에 놀라고, 그곳을 둘러싼 성인봉 원시림(천연기념물 제189호)에 다시 놀란다. 이 원시림의 깊은 속내를 들여다보려면 구슬땀 훔쳐가며 성인봉에 직접 오르는 것이 상책이다.

    나리분지와 이웃한 알봉분지를 지나면서부터 성인봉 원시림 지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낮에도 어둑할 정도로 울창한 숲에는 너도밤나무가 지천이다. 육지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울릉도 특산식물이다. 탐스러운 붉은 열매가 주절주절 매달린 마가목나무도 흔하다.

    성인봉 능선에는 가슴 높이의 둥치가 몇 아름씩이나 됨직한 고목도 자주 눈에 띈다. 나이가 너무 많은 탓에 속까지 텅 빈, 그래서 몸집이 작은 사람 하나는 거뜬히 품을 정도로 굵은 고목도 보인다. 이윽고 성인봉 정상(984m)에 올라서면 내내 닫혀 있던 하늘이 빠끔히 열리며 오색으로 물든 수해(樹海)와 쪽빛으로 일렁이는 창해(蒼海)가 시야에 가득 찬다. 마지막으로 유람선을 타고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험준한 절벽으로 이루어진 울릉도 해안 가운데에는 육로로 접근하는 것이 불가능한 곳도 적지 않다. 게다가 해안선을 따라서 기암괴석과 해안절경이 즐비한 울릉도에서는 유람선 일주가 필수코스 중 하나다. 대체로 도동항에서 출발해 시계 방향으로 울릉도를 한 바퀴 도는 해상유람선 일주 코스의 운항거리는 약 41km이며, 1시간 40분~2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여행 정보
    맛집 ‘울릉5미’로 꼽히는 울릉약소, 홍합밥, 산채비빔밥, 오징어, 호박엿 모두를 꼭 한번 맛봐야 울릉도를 제대로 여행했다고 말할 수 있다. 울릉도의 소문난 맛집으로는 산마을식당(산채비빔밥, 054-791-6326), 99식당(따개비밥과 약초해장국, 054-791-2287), 보배식당(홍합밥, 054-791-2683), 암소한마리(울릉약소구이, 054-791-4898), 우성식당(오징어물회, 054-791-3127), 신애분식(따개비칼국수, 054-791-0095) 등을 꼽을 수 있다.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과 천부의 신애분식을 제외하고는 모두 도동에 위치한다.

    숙박 사동리에 위치한 울릉대아리조트(054-791-8800)는 140여 개의 객실을 비롯해 커피숍, 한식당, 사우나, 노래방, 세미나실, 야외극장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종합리조트다. 그밖에 사동리의 울창한 상록수림에 둘러싸인 울릉마리나관광호텔(054-791-0020), 북면 추산마을의 전망 좋은 해안절벽 위에 올라앉은 전통가옥 펜션 추산일가(054-791-7788), 나리분지의 산마을식당민박(054-791-6326)도 권할 만하다. 도동의 칸모텔(054-791-8600)과 성인모텔(054-791-2677), 저동의 황제모텔(054-791-8900)은 근래에 신축해서 시설이 비교적 깔끔하다.

    여객선 대아고속의 쾌속선은 포항(054-242-5111)과 동해 묵호(033-531-5891), 독도관광해운(054-791-8111)의 나리호는 포항에서 매일 1회 왕복 운항한다. 여객선의 운항시간과 횟수는 자주 변동되므로 선사나 여객선터미널을 통해 확인한 뒤 예매하는 것이 좋다. ※대아여행사(02-514-6766)에 문의하면 서울-묵호항 간을 매일 왕복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편도요금 1만8000원.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