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7

2006.10.24

‘골골 무릎’을 청춘 무릎으로 뚝딱!

내시경 수술·자가연골 배양술로 퇴행성 관절염 치료 … 연골 닳았을 땐 인공관절 이식

  • 이윤진 건강전문 라이터 nestra@naver.com

    입력2006-10-18 18:13: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골골 무릎’을 청춘 무릎으로 뚝딱!

    고용곤 원장.

    30년 시집살이에 다리 한번 마음 놓고 뻗지 못하고 집안일에 파묻혀 지내온 주부 김덕진(가명·52) 씨의 가장 큰 고민은 무릎 통증이다.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한데, 특히 밤만 되면 ‘악’ 하는 비명이 절로 나올 만큼 악화돼 잠을 설치기 일쑤다. 파스로 통증을 달래온 김 씨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도 난간을 붙잡고 기다시피 해야 하는 상태에 이르자 마침내 치료를 결심했다.

    김 씨가 찾은 곳은 퇴행성 관절염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경기도 부천시의 연세사랑병원(032-342-0114). 관절 이식을 받아야 하는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이곳의 고용곤 원장은 “연골 손상이 심하긴 해도 인공관절 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다. 현재의 연골을 살려주는 자가연골 배양술이면 인공관절을 이식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무릎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며 김 씨의 불안을 덜어주었다.

    75세 이상 노인 대부분 발병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2년 발표한 ‘국민건강 및 영양조사’를 보면, 퇴행성 관절염은 인구 1000명당 315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특히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 75세 이상 노인의 대부분이 퇴행성 관절염으로 고생하고 있다. 최근엔 20, 30대 젊은 층 환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고 원장은 “나이와 관계없이 퇴행성 관절염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참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라”고 충고한다.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업주부나 마라톤·축구 같은 무릎 관절에 심한 자극을 주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골골 무릎’을 청춘 무릎으로 뚝딱!

    고용곤 원장의 저서.

    퇴행성 관절염 초기라면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 운동치료를 통해 건강한 관절을 되찾을 수 있지만, 만약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오히려 통증만 심해진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으로는 관절내시경 수술, 자가연골 배양술 등이 있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지름 4mm의 가는 관 속에 초소형 비디오 카메라와 레이저 수술기구 등을 장착한 뒤 관절 속의 문제점을 정확히 보면서 진단하고 치료하는 첨단 수술기법이다.

    기존 수술법과 달리 관절내시경 수술에서는 관절을 직접 열지 않기 때문에 절개 부위가 많이 줄어든다. 따라서 상처가 작고 수술 후 회복기간도 짧다. 위내시경을 할 때 후두 마취를 하는 것처럼 관절내시경 수술을 할 때도 하반신만 마취한다는데, 마취에서의 회복을 위해 1~2일가량 입원할 뿐 퇴원 후에는 곧바로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합병증이 거의 없으며, 물리치료 기간이 매우 짧다는 것도 관절내시경 수술의 장점으로 꼽힌다.

    연골이 손상된 경우엔 자가연골 배양술이 효과적이다. 이는 환자 본인의 연골을 떼어내 4~6주 정도 실험실에서 연골세포를 배양한 뒤 손상된 부위에 배양한 연골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식에 따른 거부반응이 없고, 이식 후에도 생착률이 높다. 그래서 한 번의 수술만으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골골 무릎’을 청춘 무릎으로 뚝딱!

    네비게이션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

    문제는 연골세포가 액체 상태이기 때문에 연골 부위에 정착시키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 연골세포가 흘러내리지 않고 환부에 제대로 붙어 있게 하기 위해서 예전에는 주변의 뼈에서 골막을 제거한 뒤 그것을 다시 손상 부위에 봉합하여 주머니처럼 만든 다음 그 속에 연골세포를 채워 넣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방식은 골막 사이로 연골세포액이 흘러나올 수 있고, 수술 부위가 커진다는 단점을 지녔다.

    그러나 연세사랑병원에서는 더 간단한 방법으로 자가연골 배양술을 받을 수 있다. 고 원장은 “액체 성분의 연골세포에 접착제를 첨가해 겔 상태로 굳히면 흘러내릴 우려가 없다. 따라서 골막의 도움을 받지 않고도 손상된 부위에 연골세포를 주입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연골세포가 필요한 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은 후 겔 상태의 연골세포를 주입하는 것으로 모든 시술이 끝나기 때문에 환부의 크기가 작고 시술시간이 크게 줄어 회복도 빠르다.

    이상의 두 수술 방법은 환자의 연골이 어느 정도 존재할 때 가능한 것들이다. 만약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쳐 연골이 거의 다 닳아버렸다면 인공관절 이식이 최선의 방법이다.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얼마나 정확한 수술이 가능한가’다. 모르는 사람들은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니냐”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수술을 앞둔 환자의 처지에서는 이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

    의료진 뛰어난 숙련도 입소문

    ‘골골 무릎’을 청춘 무릎으로 뚝딱!

    네비게이션.

    전문가들은 정확한 수술의 으뜸 요소로 수술을 맡는 의료진의 숙련도를 꼽는다. 이런 점에서 연세사랑병원은 관절염 환자들 사이에선 믿을 수 있는 전문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정형외과 및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들로 구성된 탄탄한 의료진과 네비게이션 인공관절 아시아 수련병원으로 지정될 정도의 높은 기술력, 게다가 고 원장이 ‘퇴행성 관절염 치료의 달인’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관한 고 원장의 기록은 수없이 많다. 그는 지금까지 무릎 인공관절 수술 3000건 이상, 관절내시경 수술 4000건 이상의 풍부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다. 올해 2월에는 진료실에서 다 하지 못한 관절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 ‘관절염’이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다.

    고 원장은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네비게이션을 이용한 수술을 제안한다. 이는 인공위성을 통해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는 GPS(위치추적 시스템)의 원리를 관절염 수술에 응용한 것. 수술 시 다리에 컴퓨터 센서를 부착한 뒤 적외선 카메라로 위치 좌표를 추적해가면서 관절의 위치와 각도를 바로잡기 때문에 수술 중 오차가 거의 생기지 않아 정확한 수술을 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인공관절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수술 후 무릎 각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삽입한 인공관절의 수명도 길어진다.

    흔히 세라믹을 소재로 한 인공관절을 써야만 그 수명을 늘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네비게이션 수술이라면 기존의 인공관절로도 13~1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엔 무릎 안으로 들어가는 수술 도구의 크기가 3분의 1로 작아지면서 절개 부위도 예전의 절반 정도인 10cm 내외로 줄어든 최소절개술이 도입되어 환자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고 원장은 “관절 이식을 2회 받게 되면 환자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만약 40, 50대에 관절 이식을 받아야 한다면 세라믹 인공관절을 쓰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 번의 관절 이식만으로도 괜찮은 60~65세 이상의 환자라면 기존의 인공관절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