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6

2006.10.17

지적 자극은 미래 대비한 보험

  •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경제학 박사

    입력2006-10-16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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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자극은 미래 대비한 보험
    반복되는 일상에 묻혀 살다 보면 자칫 익숙한 것에만 머물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따금씩 ‘지금 나는 어디쯤 와 있는가, 나를 둘러싼 채 일어나는 변화는 어떤 것들인가, 그런 변화는 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앞으로 기회와 위기는 과연 어디에서 올 것인가’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필요가 있다.

    주어진 것을 묵묵히 따라가기만 해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흐름은 매우 빠르고, 변화의 물꼬 또한 예상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로서는 ‘안전이란 더 이상 없다’는 문장을 늘 마음속에 담아둬야 한다.

    수명은 날로 길어지고, 미처 노후를 준비하지 못해 늦은 나이에 구직(求職) 대열에 선 이웃의 모습을 걱정스럽게 지켜볼 때가 많다. 편안하게 살 만한 나이인데도 이런저런 이유로 노년을 힘들게 보내는 이웃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대할 때도 종종 있다. 나라가 넉넉하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으련만,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는 진실일 가능성이 크다.

    누구에게나 젊음의 시기가 있다. 누구에게나 중년의 시기도 있다. 그 시간 동안 앞으로의 인생을 제대로 준비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도 드물다. 준비는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당하고 나서야 허둥대는 사람이 있다. 전자가 좋고 후자가 나쁘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저마다 사정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이 미래를 준비한다면, 사장이 미래를 제대로 준비한다면, 일국의 지도자가 앞날을 대비한다면, 자신뿐 아니라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풍요롭고 안정적인 삶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점에서 격랑의 시대라 부를 정도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는 ‘항상 10년 이후를 생각하고 준비하자’는 것이다.



    이런 제안을 들으면 사람들은 제각각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떤 사람은 “정말 옳다”고 하면서 “이미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고 답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현재에 충실하면 그만이지 굳이 미리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훗날 반드시 비용 지불

    나는 이런 차이가 단순히 감정적인 반응에 의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는 한 인간이 갖고 있는 지적 인프라(기반)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본다. 다시 말해 평소 그 사람이 어떤 정보를 접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에게 스스로 지적인 자극을 끊임없이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천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지적 자극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변화의 실상과 그 미래를 정확히 알면 알수록 더 열심히 삶을 준비하며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노력들이 뒤받침되지 않으면 과거가 반복되는 것처럼 느껴지고, 결국 과거에 안주하고 만다.

    살면서 깨치게 되는 진실의 일단은, 인간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반드시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비용을 언제, 얼마나 지불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지적, 육체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날에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훗날 어떤 형태로든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다.

    지적 진동은 어디에서 오는가? 듣고, 읽는 것에서 온다. 일부러 시간을 내어 미래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인간이란 존재는 읽으면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생각하면 자극을 받게 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려 한다. 이런 노력이 반복되면서 인간은 ‘준비하는 삶’을 자신의 일부로 만들어갈 수 있다. 이 가을에 ‘준비하자!’는 구호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다. 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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