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4

2006.09.26

‘황의 법칙’ 입증 … 플래시토피아 선도

  • 김선미 동아일보 경제부 기자 kimsunmi@donga.com

    입력2006-09-25 13: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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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의 법칙’ 입증 … 플래시토피아 선도
    황창규(53·사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또 ‘큰일’을 해냈다. 그는 9월1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최초로 ‘40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 32기가비트(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5년간 반도체 업계에서 사용된 미국 인텔사(社)의 낸드 플래시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차지트랩 플래시(Charge Trap Flash)’ 신기술 개발을 바탕으로 이 같은 개가를 이룬 것이다.

    매년 반도체 성능을 두 배씩 성장시킨다는 ‘황의 법칙’을 7년째 입증해 보인 그는 기자회견 내내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를 자랑스러워하듯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40nm 32Gb 낸드 플래시메모리 개발의 의미를 ‘플래시메모리로 구현되는 유토피아 세상’, 즉 플래시토피아로 요약하기도 했다.

    이로써 그는 ‘포스트 윤종용’에 성큼 다가선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를 총괄 지휘하는 윤종용 부회장은 1997년 1월 대표이사 사장이 된 이후 10년 가까이 ‘집권’하고 있다. 2000년 1월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황 사장은 플래시메모리 시장을 두고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대만은 물론이고 미국의 인텔사까지 플래시메모리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이 시장에 급속한 구조조정 바람이 불 것입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을 확보한 기업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 개발로 ‘수재 CEO’임을 입증한 황 사장은 비즈니스 감각도 탁월하다. 미국의 신예 여성 골프선수인 폴라 크리머와 최근 가진 라운딩에서 삼성전자의 분홍색 휴대전화를 적극 홍보하기도 했다. 평소 온통 분홍색 옷으로 차려입는 크리머는 두 눈을 반짝이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황 사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신기술 개발팀은 40여 개에 달한다”며 “이것이 삼성전자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조직 문화가 관료화돼 핵심인재가 없어지는 것이 가장 두렵다”는 그는 매월 한 번씩 자신이 눈여겨보는 핵심 인재들의 멘토(상담) 역할도 자처한다.

    과연 ‘황의 법칙’은 언제까지 실현될 수 있을까. 세계의 이목 속에 그는 “조만간 다양한 퓨전 메모리를 선보일 것”이라며 늘 그렇듯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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