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2

2006.09.12

도박 중독 누구 탓인가

  • 이명우 늘품미디어 논술연구소장·‘클라이막스 논술’ 저자

    입력2006-09-11 13: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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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박장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누굴까. 한 번에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까지 도박에 탕진하는 사람들. 겉으로 보이는 갬블러들의 성별과 연령은 다양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 양복을 차려입은 회사원도 있었고 40~50대 중년여성이 가장 많았다. 업주 K 씨는 “여자들의 경우 주로 주부나 자영업자가 많고, 젊은 여자들은 술집 마담이 대부분이다. 회사원도 많이 오고 돈 많은 대학생들도 가끔 보인다”고 말했다. (중략)

    이곳에서 만난 한 갬블러는 “일주일에 4일 정도 온다”며 “많이 가지고 올 때는 1000만원 정도 가지고 온다. 오늘은 돈이 없어 200만원밖에 못 가지고 왔다”고 했다. 그의 친구인 또 다른 갬블러는 “지난 일주일간 6000만원이 깨졌다”고 말했다. - ‘주간동아’ 9월12일자 552호 23쪽, 한상진 기자


    도박 중독 누구 탓인가
    1. 도박 공화국

    몇 년 전 온 나라가 로또 열풍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런데 지금은 바다이야기’를 비롯한 사행성 도박과 고스톱, 경마 등의 도박에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최근 불고 있는 도박 열풍은 로또복권 열풍과는 또 다르게 서민들을 도박 중독증에 빠뜨림으로써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약 120만 명으로 추정되는 도박 중독자들은 대학생·주부 등 모든 사회계층에 퍼져 있으며 실직과 파산, 이혼 등의 어려움에 처해 있다.

    2. 무엇이 사람들을 도박으로 내모는가



    도박 중독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심각한 정신질환에 해당한다. 술, 마약과 마찬가지로 한 번 중독되면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무척 어렵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도박에 중독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일확천금에 대한 꿈이다.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장은 주로 서민이 거주하는 지역에 집중적으로 생겨났는데,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도박으로 일확천금을 노리기 때문이다. 한 번 돈을 잃으면 원금을 되찾겠다는 욕심이 생기고, 이것이 반복되면서 사행성 도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둘째, 정부의 정책 실패를 들 수 있다. 정부는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도박 게임을 게임 산업을 육성한다는 취지로 무차별적으로 허용했으며, 그 결과 사행성 도박 게임장들이 주택가 곳곳에까지 파고들었다.

    셋째, 불안한 사회 현실과 가치관 부재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가 불안하고 혼란스러울수록 사람들은 일확천금 같은 물질적 가치를 추구하는 데만 몰입하며, 이러한 사회 분위기가 도박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3. 건전한 사회윤리 조성

    도박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전한 사회윤리를 조성해야 한다.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행성 도박을 통한 일확천금의 허황된 꿈에 휘둘리게 마련이다.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그에 걸맞은 대가가 따르는 사회에서는 도박이 뿌리내리기 어렵다. 따라서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른 부의 추구가 정당화되고 부정부패가 없는 깨끗한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

    또한 사행성 도박을 규제할 수 있는 적절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됨과 동시에 엄격한 적용이 이루어져야 한다. 도박 중독자들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의 개발과 실행 또한 필요하다.

    함께 생각해보기

    1.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사회가 불안할 때 사행성 도박은 활개를 친다. 사행성 도박을 예방할 수 있는 사회적 차원의 방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보시오.

    2. ‘바다 이야기’를 비롯한 사행성 게임을 허가해준 정부의 조치에 대해 비판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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