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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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잔치 하고 국제행사 생색?

  • 배국남 마이데일리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24@hanmail.net

    입력2006-09-11 11: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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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안잔치 하고 국제행사 생색?

    탤런트 송윤아가 최문순 한국방송협회장과 함께 수상 후보자들을 발표하고 있다.

    방송 드라마가 중심이 된 한류는 세계 방송의 변방쯤으로 여겨졌던 한국 방송의 위상을 화려하게 부각시켰다. ‘표절 국가’라는 국제적 낙인을 벗고 대중문화의 흐름을 선도하는 나라로, 방송 콘텐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도록 해준 것이 바로 한류였다.

    이러한 한류의 질적 도약과 지속적인 발전, 그리고 한류 핵심 콘텐츠인 한국 드라마의 세계화를 위한 행사가 최근 열렸다. 바로 한국방송협회가 주최하고 KBS, MBC, SBS, EBS, 방송위원회가 후원한 ‘서울 드라마 어워즈(SDA) 2006’이 그것. 8월29일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개최된 이 행사에는 한국 드라마에 관심을 가진 세계 각국의 방송 제작자와 스타들이 다수 참가했다.

    KBS에 소개돼 국내 시청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미국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을 포함해 세계 29개국, 105편의 작품들이 출품된 가운데 열린 이번 제1회 SDA에서는 중국의 ‘거상 치아오쯔융’, 한국의 ‘내 이름은 김삼순’, 일본의 ‘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이 각각 장편 부문, 미니시리즈 부문, 단편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드라마 관련 17개 부문 수상자가 나왔다.

    그러나 “SDA는 세계 각국의 드라마들을 한국에 알리고 한국 드라마를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로 제정됐다”는 주최 측의 설명과 달리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국내 시청자와 제작진, 스타들조차 시상식이 열리기 직전까지 이 행사 자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게다가 외국을 상대로 한 홍보 부족으로 인해 생각보다 적은 수의 국가와 작품이 출품된 탓에 국제 시상식이라는 성격이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왔다.

    집안잔치 하고 국제행사 생색?

    탤런트 김선아가 대만그룹 ‘F4’의 옌청쉬(言承旭)와 수상자 발표를 위해 다정하게 입장하고 있다.

    국제 행사임에도 개최 결정은 5월에야 확정됐다. 당연히 준비기간이 부족했고 홍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시상식의 권위를 지탱해주는 질 좋은 국내외 작품의 출품과 대형 스타들의 참여는 처음부터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SDA가 국제적인 시상식으로 명성을 얻고 충분히 취지를 살리고자 했다면, 수상작 심사에 좀더 많은 공정성과 객관성을 부여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러한 지적은 수상작의 면모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해신’, ‘내이름은 김삼순’ 등 국내 작품이 주요 부문을 수상하는 등 집안 잔치로 전락했다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던 것.

    구체적인 시상 내역을 보면 작품성보다는 참여 국가 안배에 더 신경 쓴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든다. 한-중-일에서 출품한 드라마 3편이 각 분야의 최우수상을 받은 데 이어 ‘해신’(한국) ‘행복지기’(중국),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일본) 3국의 드라마 3편이 나란히 2관왕에 오르는 등 각국의 눈치를 본 흔적이 역력하다.

    시상이란 공신력과 객관성을 담보할 때만이 권위가 생기고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하지만 첫발을 디딘 SDA는 공신력과 객관성을 담보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SDA는 앞으로도 겉모양만 국제 시상식일 뿐 실제로는 방송 3사의 통합 시상식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SDA에선 이러한 문제점이 개선돼 명실상부한 국제시상식으로서, SDA가 한국 드라마의 재도약을 위한 기폭제로서 역할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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