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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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롯데월드’ 세계 最高 명물 될까

첨성대 모티브로 한 112층 555m 높이 … 국방부 비행안전 저해 이유로 제동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6-09-06 14: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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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롯데월드’ 세계 最高 명물 될까

    제2 롯데월드 초고층 건물 주감도.

    “앞으로의 꿈이라면 한국에 세계 최고 수준의 제2 롯데월드를 완성하는 것입니다. 외국에서 벌어온 돈으로 한국에 이런 것을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걸로 사업하겠다는 게 아니라 좋은 작품을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명심해주기 바랍니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서울 잠실 제2 롯데월드 사업에 관한 보고를 받을 때마다 강조하는 말이다. 제2 롯데월드 사업이 롯데그룹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롯데는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사업을 추진해왔지만 아직 착공도 못한 상태. 과연 롯데가 서울 잠실에 지으려는 555m(112층) 높이의 세계 최고 초고층 건물은 들어설 수 있을까.

    올 2월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가 제2 롯데월드에 대한 지구단위 변경계획안 심의를 통과시킬 때만 해도

    제2 롯데월드 사업은 탄력을 받는 듯했다. 그러나 국방부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또다시 제동이 걸린 상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당시 “건설 계획이 강행되면 항공기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고, 서울공항은 공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할 염려가 있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공군은 서울시 결정에 반발해 행정협의·조정을 신청한 상태. 핵심 쟁점은 역시 건물 높이로, 공군은 203m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7월27일 서울시와 공군 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행정협의·조정위원회 1차 회의에서 제2 롯데월드가 비행안전을 저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를 11월까지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행정협의·조정 신청 중 … 공군은 203m 이내로 제한 주장

    비행안전 영향 평가는 건설교통부가 선정한 외부 전문가에 의해 수행될 예정이다. 평가 결과는 제2 롯데월드 고도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비행안전에 위협을 줄 수도 있다는 평가 결과가 나오면 제2 롯데월드 높이를 낮추라는 행정협의·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롯데 측은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행법상 고도제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현행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르면, 항공기의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 활주로를 중심으로 비행장 주변 지역을 6개 비행안전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별로 고도를 제한하고 있다. 롯데 측은 제2 롯데월드의 초고층 건물은 비행안전구역을 벗어난 부지에 위치해 이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그림 참조).

    또한 미국 연방항공청(FAA)의 자문에 따르더라도 비행안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게 롯데 측의 주장이다. 롯데 관계자는 “FAA 전문가들의 기술자문 결과, 제2 롯데월드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 대부분의 착륙 방법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공군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착륙 방법 한 가지가 문제 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착륙 절차를 약간 조정하면 비행안전에 영향이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제2 롯데월드’ 세계 最高 명물 될까
    롯데 측은 건축 허가가 나는 대로 착공에 들어가 5년 이내에 완공할 예정이다. 초고층 건물 외관은 경주 첨성대를 모티브로 하여 미국 SOM사가 디자인했다.

    롯데 관계자는 “제2 롯데월드 초고층 건물이 서울의 랜드마크이면서 세계적으로도 독창적인 건축물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적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첨성대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36년 설립된 SOM은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 건축 예정인 뉴욕의 프리덤타워를 설계한 회사로 유명하다. 또 시카고의 시어즈타워와 상하이의 진마오빌딩 등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도 설계했다. SOM 측 관계자는 “초고층 건물 설계 과정에서 한국의 역사와 전통문화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건물 일부 테러에도 붕괴되지 않도록 안전 우선

    건물 형태는 정사각형에서 시작해 고층부로 갈수록 축소되면서 부드럽고 동적인 원형으로 자연스럽게 변화, 수직적인 통합을 이루도록 돼 있다. 건물 아랫부분(폭 70m)과 맨 위층(폭 40m)의 비율은 첨성대처럼 안정적이다. 건물 표면의 12개 다이아몬드 문양 기둥은 첨성대 석단 중간의 네모난 창 아래위 12단이 상징하는 1년 12달을 차용한 것이다.

    건물의 안전도 최대한 고려했다. 외곽의 다이아몬드 문양 기둥은 고강도 강재를 사용해 테러 등 외부 충격에 의해 기둥 일부가 파괴되더라도 건물이 붕괴되지 않도록 했다. 또 건물 중심에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코어 벽체를 설치해 상호 연결시킴으로써 순간 최대 풍속 초속 55m의 바람과 진도 7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했다.

    제2 롯데월드는 112층 초고층 건물을 포함해 최고급 백화점과 아웃도어 쇼핑몰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초고층 건물에는 300개 객실을 갖춘 6성급 호텔과 전망대, 사무실, 면세점 등이 들어선다. 초고층 건물은 현재 세계 최고 높이인 대만 타이베이의 101빌딩(101층, 508m)보다 47m나 높으며, N서울타워(옛 남산타워, 해발 480m)보다 75m가 더 높다.

    롯데 측은 제2 롯데월드 완공으로 관광객이 20~3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150만명 이상의 외국 관광객이 방문하는 기존 롯데월드와 연계해 세계적인 관광타운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 롯데 측은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매년 약 2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고 에펠탑이 파리의 상징적인 관광코스인 것처럼, 초고층 건물을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어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다짐했다.

    제2 롯데월드 추진 경과

    .1994년 5월26일 롯데, 서울시에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초고층 건물 가능 여부 질의

    .1994년 7월21일 서울시, 롯데에 비행안전구역 밖에 위치한 부지는 군용항공기지법상 해당사항 없다는 공군 의견 회신

    .1995년 11월30일 도시설계안 송파구 제출(100층, 높이 402m)

    .1996년 7월4일 송파구로부터 유관기관(공군) 협의 결과 공문 접수(비행안전구역 내는 해발 137m, 인접대지는 해발 164.5m까지 건축에 동의)

    .1998년 5월19일 건축허가 취득(36층, 높이 143m)

    .2001년 3월3일 공군, 서울공항의 비행안전구역 및 각 구역별 건축물 등의 제한 높이 고시(공군 제3368부대 고시 제2001-1호)

    ※ 위 공군 고시 내용에도 94년 7월 공군 회신 내용과 같이 비행안전구역 바깥은 고도제한에 해당되지 않아 초고층을 재추진

    .2003년 9월~2004년 1월 미국 연방항공청에 기술 자문

    .2004년 10월26일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송파구에 제출(지상 112층, 지하 5층, 524m, 첨탑 포함 555m)

    .2005년 1월 송파구청, 제2 롯데월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서울시에 제출

    .2005년 12월 서울시 교통영향 심의위원회 협의 완료(심의필)

    .2006년 2월 지구단위계획 변경안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가결

    .2006년 5월 공군, 서울시에 행정협의·조정 요청

    .2006년 7월 행정협의·조정위원회 1차 회의, 비행안전 평가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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