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41

2006.06.27

檢,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풀까

  • 입력2006-06-21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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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가와 금융가가 얼어붙었다. 구속된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현 보고펀드 공동대표)이 몰고 온 후폭풍 때문이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 검사장)는 6월14일 현대차그룹 채무탕감 로비와 관련,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로 변 대표를 구속했다. 경제관료들은 대체로 “변 대표의 혐의를 믿기 힘들다”면서도 “변 대표 구속을 신호탄으로 특정 고교 출신 중심의 핵심 경제관료 집단에 대한 본격적인 손보기가 시작된 것이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변 대표는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19회로 관직에 입문한 이후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정책조정심의관, 금융정책국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한 엘리트 경제관료였다. 외환위기 당시 국제금융과장으로 외채 협상 실무를 주도했고,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정책국장으로 2년 10개월간 재직하면서 금융 구조조정 작업을 지휘했다. 당시 시중은행 사외이사를 역임했던 한 재계 인사는 “그가 전화를 했다고 하면 은행장들도 ‘무슨 일인가’ 싶어 벌벌 떨었다”고 말했다.

    그가 금융정보분석원장(1급)에 재직 중이던 지난해 1월 갑자기 사표를 내고 민간행을 선택했을 때 ‘유능한 경제관료를 잃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는 재경부를 나와 사모펀드인 ‘보고펀드’를 설립, “외국자본에 대항하겠다”면서 의욕을 불태웠다. 시장에선 “그의 활약으로 ‘먹튀’ 논란을 불러일으킨 외국계 사모펀드에 대항할 수 있는 토종 사모펀드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며 기대를 걸기도 했다.

    그러나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 맡았던 외환은행 매각 작업과 관련해 최근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그동안 쌓아온 명성에 흠이 생겼다. 마침내 검찰이 현대차그룹 로비 건으로 그를 구속함으로써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또 특정 학교 출신 중심의 ‘모피아’(재무부의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에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의 ‘모피아 해체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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