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35

2006.05.16

디자이너 하이브리드 시대 선언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6-05-10 16:54: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디자이너 하이브리드 시대 선언
    “외국에서는 패션디자이너가 자동차까지 디자인할 정도로 디자이너의 이종교배, 즉 하이브리드가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패션디자이너와 산업이 만날 기회가 점점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홍익대 간호섭 교수(37·패션디자인)가 재미있는 프로젝트를 하나 완성했다. 태평양의 남성 화장품 ‘오디세이 스포츠’의 개발에 참여한 것. 단순히 신제품의 패키지만 디자인한 게 아니라 제품 컨셉트 결정과 디자인, 홍보, 마케팅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예를 들면 스킨과 로션을 복합한 제품을 만들거나 선크림의 질감과 향을 결정하는 등 제품 개발에도 간 교수가 제시한 의견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패션디자이너가 화장품 브랜드 개발에 참여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서 태평양 측에서도 기대가 크단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조르조 아르마니는 두바이에 건설 중인 호텔 ‘버즈 두바이’의 인테리어를 맡았습니다. 또 크리스티앙 라크르와가 프랑스 고속열차 테제베의 좌석을 디자인한 사례도 있지요. 이제는 무엇을 디자인하느냐 하는 문제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디자이너가 자신의 감각과 능력을 어떻게 풀어내느냐 하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패션이나 화장품 개발이나 큰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간 교수는 ‘오디세이 스포츠’라는 브랜드에 F1이나 요가, 요트 같은 세련된 스포츠와 클래식 스포츠카의 이미지를 접목시켰다. 그래서 제품의 용기 디자인도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메탈릭 실버와 유선형을 사용했고, 5월 말의 제품 런칭쇼도 스포츠카 매장에서 열기로 했다. 런칭쇼에서는 그가 제품의 컨셉트에 맞춰 디자인한 의상의 패션쇼도 열린다.

    “해외의 유명 패션 브랜드들이 물밀 듯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들의 입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이번 프로젝트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커요. 제가 가르치는 예비 디자이너들이 이번 사례를 보고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더욱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될 것 같거든요.”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