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7

2006.03.21

일상과 나, 자유를 향한 쾌감 질주

  • 최미선 여행플래너 / 신석교 프리랜서 여행 사진작가

    입력2006-03-20 11: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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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과 나, 자유를 향한 쾌감 질주

    성벽 따라 호젓하게 달리는 충주 청풍문화재단지 드라이브 길.

    몸도 마음도 나른해지기 쉬운 봄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과 바람은 콧등을 간질이며 어디론가 떠나라고 재촉하는 것 같다. 훌쩍 집을 나서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시원하게 기지개를 켜는 여행을 떠나보자.

    그림 같은 호반의 경치 충주호 코스

    충주호는 호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은 드라이브 코스다. 중앙고속도로 남제천 IC를 빠져나와 우회전하면 청풍호수 줄기를 끼고 도는 호반길이 펼쳐지는데 3월 말이면 구불구불한 도로 곳곳에 벚꽃 터널이 이어져 더욱 운치 있는 드라이브 여행을 할 수 있다.

    호반길을 따라가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금월봉. 송곳같이 뾰족한 바위들이 무리를 지어 병풍처럼 펼쳐진다. 금월봉을 지나면 드라마 ‘태조 왕건’의 촬영 세트장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호숫가에 떠 있는 배와 나루터, 정감 어린 초가 마을로 꾸며진 이곳은 주차장 모퉁이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 자동차극장도 운영하고 있다.

    ‘태조 왕건’ 세트장을 지나 15분 정도 달려 청풍대교를 건너면 댐 공사로 수몰된 옛집들을 재현해놓은 청풍문화재단지가 나온다. 다양한 규모의 시골집을 둘러보다 보면 옛날 생활모습을 느낄 수 있다.



    청풍문화재단지 내 정자는 청풍호반의 명물인 동양 최고의 수경분수(분수 높이 162cm)에서 뿜어내는 분수 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명당자리다. 마치 로켓을 발사하듯 하얀 물줄기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이 장관이다. 솟아올랐던 물줄기가 비단천이 사르르 내려앉는 것처럼 부드럽게 떨어지는 모습도 이색적이다.

    막힘없이 쭉~쭉 인천 영종도 코스

    도심의 답답함을 벗어나 막힘없는 도로를 달리며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쐴 수 있는 곳이 바로 인천 영종도 코스. 인천국제공항도로는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과 지역 주민 외에는 다니는 차량이 별로 없어 한적한 드라이브 코스로 그만인 데다 바다와 석양, 자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는 약 40km. 공항도로를 달려 톨게이트를 통과하면 길이 4420m의 영종대교가 나온다. 영종대교를 건너 신불 IC를 빠져나와 용유도 방면 방조제 도로를 달리면 영종도는 물론 용유도와 주변의 섬들을 아우른 시원한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는 해안도로가 펼쳐진다.

    제방도로를 따라 10km 정도 가면 잠진도 공항전망대가 나온다. 저녁이면 어두운 밤을 화려한 불빛으로 장식한 인천국제공항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길은 다른 곳에 비해 가로등이 촘촘히 서 있어 야간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해준다.

    일상과 나, 자유를 향한 쾌감 질주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도로변에서 본 마을 풍경.

    잠진도를 지나면 을왕리해수욕장으로 가는 두 갈래 길이 나오는데 왼편 해안도로를 따라가는 것이 더 운치 있다. 해안도로변에 있는 선녀바위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해안도로가 끝나는 곳에서 좌회전하면 1.5km에 달하는 넓은 백사장을 지닌 을왕리해수욕장으로 사시사철 관광객이 몰린다. 인근에는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 영양굴밥 등을 파는 음식점도 즐비하다.

    을왕리해수욕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왕산해수욕장도 들러볼 만하다. 완만한 경사의 천연백사장으로 이루어진 해수욕장 끝머리에는 작은 포구도 있다. 을왕리해수욕장과는 달리 조용한 곳으로, 낮은 소리로 출렁이는 파도와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며 고즈넉한 기분으로 드라이브를 마칠 수 있다.

    언제 가도 유쾌·상쾌 북한강 코스

    넓은 강이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드라이브 코스는 언제 달려도 싱그러움을 안겨준다. 경춘가도로 이어지는 46번 국도를 타고 가다 신청평대교를 지나 호명리 어귀에서 청평댐으로 우회전하면 북한강을 끼고 도는 75번 국도. 이때부터 굽이굽이 강변길이 펼쳐지는데 이곳 주민들 스스로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 명명하고 아예 팻말까지 세워놓았다.

    이곳은 가급적 아침에 달리는 것이 좋다. 물안개가 살짝 피어오르는 강물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맛이 기가 막히다. 차량도 많지 않아 뒤차에 쫓기지 않고 강변을 음미하며 달릴 수 있다는 것도 이 코스의 장점. 군데군데 강변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주차공간도 마련돼 있다. 그러나 길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한 반면 굴곡이 심해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우므로 천천히 달리는 것이 안전운행의 요령.

    길을 따라 30km가량 들어가면 청평에서 춘천으로 이어지는 46번 국도 가평오거리가 나온다. 내친김에 춘천까지 달려도 좋고 가평오거리에서 서울로 돌아와도 된다.

    한밤의 드라이브 내부순환·강북 강변도로 코스

    드라이브를 위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신호등을 거치지 않고 서울 시내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 내부순환도로를 달리는 것도 한 방법. 낮에는 교통량이 많아 드라이브를 꿈꿀 수 없지만 늦은 밤이면 노르스름한 가로등 불빛이 어우러져 분위기 있는 드라이브 코스로 변하는 곳이 바로 강변도로로 이어지는 내부순환도로다.

    내부순환도로를 한 바퀴 도는 거리는 약 40km. 강변에 인접해 달리려면 성산대교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도는 것이 좋다. 이 방향으로 달리면 내부순환도로에서 내려와 강북 강변도로를 달릴 때 곳곳에 마련된 한강시민공원 진입로에 들어서기도 수월하다. 특히 양화대교 밑으로 펼쳐져 있는 망원지구는 아치형 다리 사이로 섬세한 빛을 발하는 성산대교와 일자형의 환한 불빛이 눈에 확 띄는 양화대교 사이에 은은한 불빛을 발하는 선유도가 있어 한강의 야경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마음 내키는 곳에서 잠시 차를 멈추고 상큼한 풀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강변을 걷다 강둑에 앉아 커피를 마셔도 좋고, 배가 출출할 즈음 컵라면을 먹는 맛도 일품이다.

    일상과 나, 자유를 향한 쾌감 질주

    무의도, 실미도행 배를 타는 잠진도 선착장 초입의 방파제길. 심야 드라이브의 낭만을 더해주는 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의 수상카페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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