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6

2006.03.14

가슴 찡, 눈물 쏙 … 동화 같은 사랑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6-03-13 11: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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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찡, 눈물 쏙 … 동화 같은 사랑
    드라마 팬들에게 3월은 스타 PD와 작가들의 신작이 넘쳐나는 시기다. 노희경 작가의 ‘굿바이 솔로’(3월1일)를 시작으로 노도철 PD의 시트콤 ‘소울메이트’(6일), 윤석호 PD의 계절연작 시리즈 마지막 편인 ‘봄의 왈츠’(6일), 표민수 PD의 ‘넌 어느 별에서 왔니’(13일), 영화 ‘고스트 맘마’를 만든 한지승 감독의 ‘연애시대’(4월 초) 등이 연이어 전파를 탈 계획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오늘의 한류를 이끈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윤 PD의 ‘봄의 왈츠’.

    윤 PD는 2003년 발표한 ‘여름향기’가 MBC의 ‘옥탑방 고양이’에 크게 밀렸던 악몽 탓인지 ‘봄의 왈츠’에 사활을 건 듯하다. 그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으로 ‘봄의 왈츠’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번 작품 역시 ‘아름다운 영상’과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한다.

    사실 그는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높다. 그리고 그렇게 태어난 화면이 빼어나게 아름답다는 것은 그를 탐탁지 않게 보는 이들도 인정한다. ‘봄의 왈츠’에서도 그의 이런 ‘장인정신’을 쉽게 엿볼 수 있는데, 남도의 굽이진 들길을 보여주는 도입부가 대표적이다. 이 장면을 부감 샷(high angle·카메라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촬영방법)으로 찍고 싶었던 그는 공사장 크레인을 동원하는 열성을 보였다. 제작 초기부터 안티에 시달렸던 MBC 드라마 ‘궁’이 수려한 영상미로 호평을 얻은 것을 생각해보면, ‘봄의 왈츠’의 미래도 그리 어두워 보이진 않는다.

    문제는 윤 PD의 계절 연작을 관통하는 주제로 보이는 ‘동화 같은 사랑’에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동화 같은 사랑을 만들기 위해 치는 양념들에 있다. 그의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출생의 비밀을 안고 있고, 유년기를 가슴 아픈 첫사랑과 함께했다. 이는 오스트리아에서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윤재하(당연히 어린 시절과 관련된 비밀이 있다)와 그의 15년 전 연인 이나(이소연), 공예전 입상으로 그들 주변을 맴돌게 된 은영(한효주)과 재하의 매니저 필립(다니엘 헤니)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슬프고도 감동적인 사랑 이야기인 이번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 다른 점이라면 청순가련형인 여주인공이 이번엔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씩씩하게 살아간다는 것 정도. 하지만 이 역시 다른 드라마에서 숱하게 써먹었던 코드다. 그가 보여줄 또 하나의 순애보가 쟁쟁한 경쟁작들을 뒤로하고 국내 팬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이제 시청자에게 넘어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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