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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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들, “명의 도용 네 탓 … 신분증 사본 다오”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6-03-08 1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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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업체들, “명의 도용 네 탓 … 신분증 사본 다오”

    한국인의 실명, 전화번호, 주소까지 공개한 대만의 유명 게임 포털 사이트 게시판.

    노세환(25·서울 구로구 오류동) 씨는 ‘주간동아’ 525호 커버스토리 ‘막강 포털, 범죄 해방구’를 읽고 화들짝 놀랐다.

    “기사를 읽고 걱정이 돼 인터넷 가입 사실을 검색해주는 사이트에서 가족들 명의로 가입된 사이트를 모두 확인해봤습니다.”

    노 씨는 검색된 사이트 목록을 보면서 눈을 의심해야 했다. 가입한 적이 없는 어머니 양모(51) 씨 명의의 사이트 2개(한게임, 넷마블)와 자신 명의의 사이트 1개(리니지)를 발견한 것. 최근 불거진 ‘리니지 명의 도용 사건’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셈이다.

    “어머니와 제 주민등록번호가 불법 거래 등에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았습니다. 또 저희 가족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에도 놀랐고요.”

    노 씨는 ‘휴대전화 인증 절차’를 걸쳐 자신의 이름으로 가입된 ‘리니지’와 어머니 양 씨의 명의로 된 ‘한게임’에서 탈퇴했다. 문제는 누군가 어머니의 주민등록번호로 가입한 게임사이트 ‘넷마블’.



    “‘넷마블’에 전화를 걸었더니 탈퇴하려면 신분증 사본을 보내라는 거예요. 찜찜해서 못 보내겠다고 했더니 탈퇴가 안 된대요.”

    지난해 9월 정보통신부 산하 개인정보분쟁조정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는 “신분증 사본 요구 이외의 다른 수단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해 회원 탈퇴를 해줘야 한다”고 조정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개인정보위의 “신분증 사본을 요구하지 말라”는 권고에도 아랑곳없이 상당수의 인터넷사업자가 여전히 주민등록번호 도용의 입증 책임을 피해자에게 지워 신분증 사본의 송부를 요구한 뒤 탈퇴를 시켜주고 있다.

    CJ인터넷 관계자는 “수집된 신분증 사본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정보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으나 명의 도용 피해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

    ‘리니지 명의 도용 피해자 모임’(cafe.daum.net/arrogantNC) 개설을 주도한 전금송(24) 씨는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 신분증 사본까지 내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주민등록번호 도용 여부를 확인하려면 서울신용평가정보의 사이렌24(www.siren24.com), 한국신용평가정보의 크레딧뱅크(www.creditbank.co.kr), 드림위즈의 인터넷 가입정보 확인 서비스(asite.dreamwiz.com) 등을 이용하면 된다. 지금 확인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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