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5

2006.03.07

“인터넷 범죄 창궐, 어른들은 몰라요”

박재완 한나라당 의원 “상상하기 조차 어려운 공간, 인터넷 거래 탈세도 심각”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6-02-28 14: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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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범죄 창궐, 어른들은 몰라요”
    성균관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1년 365일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출근한 일화를 갖고 있는 박재완 의원(한나라당)은 국회에서도 ‘성실맨’으로 통한다. 그런 그가 상임위 활동과는 별도로 천착해온 사안이 있다. ‘인터넷 범죄’가 그것이다.

    박 의원과 3명의 보좌진은 10개월 남짓 한국과 중국, 일본의 웹사이트를 이 잡듯 뒤졌다. 수집한 자료만 A4 용지 3000장. 그 결과 인터넷은 ‘범죄의 축’이었다. 대부분의 오프라인 범죄가 인터넷을 매개로 이뤄지고 있었던 것.

    “인터넷 범죄는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는 ‘다른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사법당국이 ‘기고’ 있다면, 범죄 조직은 ‘우주를 나는’ 격이다. 기성세대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범죄가 창궐하고 있다.”

    박 의원은 자료 정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이버 범죄’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 계획이다. 그는 “인터넷 범죄를 전담하는 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게 시급하다”면서 “필요하다면 인터넷 범죄와 관련해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취재 결과 주민등록증 위조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었다.



    “주민등록증, 여권을 위조해 판매하는 행위는 국기를 뒤흔드는 범죄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의 위·변조 방지 기능을 하루빨리 강화해야 한다. 사진의 색이 바래거나 잉크가 번진 주민등록증, 면허증을 갖고 있는 분이 많을 것이다. 진품이 이 모양이니 위조품이 설치는 것 아니겠는가.”

    -인터넷을 통한 장기 매매, 장물 거래도 심각한 것 같다.

    “확인된 사실은 아니지만 사람(아기)을 사고판 흔적도 찾을 수 있었다. 조금 과장하면 ‘사고팔지 못할 게 없다’고 봐야 한다. 마약류와 공문서뿐 아니라 대리모, 장물, 밀수 담배, 난자 등도 공공연히 매매되는 것으로 보인다.”

    -포털 업체를 탓할 수만은 없는 것 같은데….

    “수천만 개에 이르는 홈페이지를 일일이 모니터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마약’이라는 단어를 검색 금지어로 설정해놓으면 ‘도리도리’ ‘작대기’ ‘물뽕’ 등 은어를 돌려가며 사용한다. 그렇다고 해서 포털 업체에 면죄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방지 노력을 했다면 현재처럼 인터넷 범죄가 창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해결책은?

    “솔직히 묘안을 찾기 어렵다. ‘열린 공간’이라는 인터넷의 특성상 단속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관계 부처와 경찰, 검찰이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된 사이버범죄신고센터를 세워야 할 듯싶다. 누리꾼들이 수상한 홈페이지를 발견해 신고하면 보상금을 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인터넷은 탈세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을 매개로 한 ‘지하경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거래를 통한 탈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세청은 범죄 수사기관과 달리 포털 업체에 인터넷 자료 제공을 요청할 권한이 없다. ‘국세청이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조세범칙 사건 조사에 필요한 통신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안(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지난해 11월 발의해놓았다. 이 법안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데 통과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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