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2

2006.02.14

허리 통증 끝! 건강한 노후 찜!

‘내시경적 감압술’로 절개 부위 최소화 … 출혈량 적고 후유증도 적어 ‘안전 OK’

  • 이윤진/ 건강전문 프리랜서 nestra@naver.com

    입력2006-02-1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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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리 통증 끝! 건강한 노후 찜!

    내시경적 감압술로 척추관 협착증을 치료하는 모습. 원 안은 내시경용 드릴이 뼈를 향해 가는 모습.

    환갑 즈음 발병한 척추관 협착증으로 고생하던 주부 김옥희(66·서울 송파구) 씨는 지난 연말, 더 이상 방치했다간 하반신 마비가 올 수도 있다는 남편의 설득에 큰마음 먹고 수술을 받았다. 통증이 생기면서부터 유명하다는 병원을 찾아봤지만, 평소 혈압과 혈당 수치가 높은 김 씨에게 선뜻 수술을 권하는 의사는 없었다. 절개 부위가 크고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척추수술의 특성상 위험 부담이 컸기 때문. ‘평생 떠안고 가야 할 지병’이라고 포기했던 척추관 협착증을 견디다 못해 수소문 끝에 찾은 곳이 척추전문 병원으로 알려진 세우리병원(대전 둔산동·080-474-8000)이었다.

    ‘유명한 병원은 다 모여 있다는 서울에서도 힘든 수술을 대전에서 받을 수 있을까’ 하던 김 씨의 의구심은 이 병원 이종선(40) 원장의 진단을 받은 뒤 말끔히 사라졌다. 을지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와 서울 적십자병원 신경외과장을 역임한 이 원장의 집도로 수술을 받고 퇴원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이틀. 퇴원 후 10일간 통원치료를 받는 동안 다리 건강에 자신이 붙은 김 씨는 “수술을 받기 전에는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엉치등뼈가 빠지는 것처럼 아프고 종아리 뒤쪽이 당겨 가까운 슈퍼마켓에 가는데도 작심을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침마다 남편과 산책 삼아 동네 약수터에 오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자랑을 늘어놨다. “수술 직후엔 수수알보다 조금 컸던 절개 부위가 3개월이 채 안 된 지금은 눈으로 봐선 거의 찾기 힘들 정도다. 그 덕에 찜질방에서 동네 노인들한테서 상처 하나 없는 깨끗한 피부라고 부러움을 살 때마다 세우리병원에서 수술받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김 씨는 덧붙였다.

    회복기간 단축 … 수술 후 3일 만에 퇴원

    보통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척추 디스크를 떠올리지만 50세 이상 고령자라면 척추관 협착증일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전체 노인 인구 중 80%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척추는 대나무처럼 안쪽이 비어 있어 그 속으로 신경다발이 지나가는데 나이가 들어 뼈마디가 굵어지면 상대적으로 척추 내측으로 조이게 되거나 퇴행성 뼈가 생기기도 하며, 간혹 뼈 사이를 연결하는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다발이 압박을 받게 된다. 이러한 증상을 바로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 디스크의 경우 디스크 탈출 부위에 콕콕 찌르는 듯한 국소적 통증이 지속적으로 느껴지는 데 반해, 척추관 협착증은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자극을 받기 때문에 다리에 힘이 없어지거나 저리고 욱신욱신 쑤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더욱이 저린 느낌이 들 때 잠시 앉아서 쉬거나,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다리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을 하면 금세 좋아지기 때문에 자칫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증상으로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척추관이 좁아진 모양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렵다.

    이 원장은 “물리치료나 주사요법, 약물요법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는 될 수 없다. 통증을 완전히 없애려면 수술로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어 뒤틀린 척추마디를 고정해줘야 한다”고 수술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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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수술은 피부를 2~3cm가량 절개한 뒤 절개 부위만큼 뼈를 절단하여 좁아진 신경관의 후궁관절을 잘라내 풀어주거나 아예 제거한 뒤 고정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수술 부위가 커서 전신마취를 해야 했는데, 이로 인한 조직의 손상과 수술 후 합병증이 우려돼 고령자가 대다수인 환자들로선 수술 자체가 공포였다. 특히 뼈엉성증(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경우 수술 부위 주변의 뼈가 으스러지는 등 심각한 손상을 입을 우려도 있었다.

    입소문 듣고 전국서 환자 쇄도

    그뿐만이 아니다. 절개 부위가 커서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수술 부담은 더욱 커진다.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했다간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증상이 악화되어 하반신 마비가 오거나 수술 후 재활치료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는 경우도 다반사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들이 어느 쪽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운 진퇴양난에 빠지기 십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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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전경.

    이 같은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이 원장을 비롯한 세우리병원 의료진은 2005년 10월, 대한신경외과학회 제45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내시경적 감압술을 사용한 최소침습적 수술법’을 국내 최초로 발표했다. “척추관 협착증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좁아진 척추관을 열어주는 것이다. 최근 개발된 직경 2mm의 특수 드릴을 이용함으로써 한층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병원 측 주장이다. 드릴이라고 해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업용 드릴을 연상하면 안 된다. 의료용으로 제작됐기 때문에 두께가 주삿바늘만큼 얇아 미세한 절개 틈으로 삽입이 가능해 정교한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원장의 설명이다.

    “내시경적 감압술의 도입으로 기존 방식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수술이 가능해졌다. 기존 수술법이 피부 절개 부위만큼 직접 뼈를 절개하던 것에 비해 드릴과 내시경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미세한 구멍만 있으면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므로 주변 조직의 손상이 없다. 수술 후 안정성도 높아지고 회복기간도 짧아진다.”

    절개 부위가 작으므로 출혈량이 적고 수술 후 상처가 아무는 기간도 짧은 데다 전신마취가 아닌 부분마취로 치료가 가능해졌다는 점도 환자들 사이에 큰 호응을 얻고 있는 부분이다. 그만큼 뼈와 인대, 근육 등 정상 조직이 손상을 입지 않아 후유증이나 흉터에 대한 염려도 적다. 이 원장은 “예전엔 수술 중 신경을 건드려도 확인이 되지 않아 마취가 깬 다음 합병증이나 이상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았는데, 국소마취를 하게 되면 환자의 의식과 운동신경은 그대로인 채 통증만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된다. 따라서 수술 중 대화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수술의 위험도를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내시경 수술의 장점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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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척추관 내 신경다발의 분포 모양.

    손상이 적은 만큼 입원기간도 단축된다. 기존 절개수술의 경우 7~10일가량 입원해야 했지만 내시경적 감압술 수술은 수술 후 2~3일이면 바로 퇴원할 수 있다. 한 달 이상 걸리던 통원치료도 열흘이면 마칠 수 있어 환자 처지에선 그만큼 시간과 입원비를 줄일 수 있다. 이 원장은 “수술 후에는 요추가 앞으로 굽지 않게 코르셋으로 허리를 받쳐줘 뼈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시에 배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요법으로 골반이 앞으로 기우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며 수술 후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전과 충청권은 물론 강원도와 경상도, 서울·경기 지역에서도 환자들이 찾아올 만큼 척추전문 병원으로 명성을 얻은 세우리병원은 2005년 3월 대전시가 진행하는 ‘복지만두레’에 참여해 무료진료도 펼치고 있다.

    “복지만두레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료진료를 해주는 지원 프로그램인데, 매월 2명, 연간 24명 한도 내에서 시의 추천을 받아 무료 척추수술을 시행한다. 이를 시작으로 중부권 최대의 척추전문 병원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은 인술을 펼쳐나갈 예정이다.”

    2005년 한 해 동안 세우리병원 문을 허리를 펴고 나갈 수 있었던 척추 환자는 모두 19명이었다는 것이 이 원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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