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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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피로회복제 ‘구기자’

  • 입력2006-01-02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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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피로회복제 ‘구기자’

    말린 구기자.

    우리 집의 울타리를 이루고 있는 나무 중 하나가 구기자나무다. 한때 구기자가 만병통치약이라고 해서 너도나도 구기자나무를 심은 적이 있었다. 아마 우리 집에 살던 옛 주인도 그 당시 구기자나무를 몇 그루 심은 듯하다. 그러나 너나없이 구기자나무를 심다 보니 과잉생산이 되어 구기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은 점차 사그라졌다. 우리 집의 구기자나무들도 그동안 천대를 받아오다 15년 전 옆집의 울타리 설치 공사 때 몇 그루가 잘려나가 버렸고 그중 한 그루만이 외롭게 서 있다.

    구기자나무의 열매인 구기자는 맛이 달고 독성이 없어 약방의 감초처럼 약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잎은 구기엽이라고 하여 5월경 어린 잎을 따 말려 차로 끓여 마시고, 지골피라고 하는 뿌리도 약으로 쓴다. 열매는 꽃이 피기 시작한 뒤 7월 하순부터 11월 말까지 수시로 수확할 수 있다. 나는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오래된 구기자나무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학기 중에는 구기자나무를 쳐다볼 시간마저 없어 매년 수확기를 놓치고, 겨울방학이 시작돼 시간이 날 때서야 나무에 매달려 있는 구기자를 발견하곤 한다.

    꾸준히 차로 달여 마시면 서서히 효능 발휘

    대관령의 매섭고도 추운 바람에 얼어붙고 말라비틀어진 상태에서 안간힘을 다해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모습을 보면 안쓰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추운 날씨에 작디작은 구기자를 일일이 따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다행히 내가 12월에라도 시간이 나서 열매를 따주면 열매로서의 몫을 다할 수 있지만 그냥 내버려두면 추운 겨울을 나무에 매달려 보내거나 땅에 떨어져 제 구실을 못하게 된다.

    구기자는 진시황이 불로초로 여기고 구했다는 설이 있다. 또 대대로 장수하는 가문이 있어 알아보니 구기자의 뿌리가 그 집 안의 우물 속까지 뻗어 있었고 그 우물물을 마신 덕분에 장수했다는 전설도 있다. 한편 구기자는 남자들의 양기에 좋은 식물로 알려져 있다. 중국고대 의학서에는 ‘객지에서 혼자 생활할 때는 구기자를 먹지 말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러 기록에 ‘구기자는 눈을 맑게 하고 열을 식히며, 흉부의 염증, 갈증을 수반하는 당뇨병, 류머티즘, 신경통 등에 좋아 구기자를 먹으면 장수하며, 흰머리가 다시 검어지고 빠진 이가 다시 나며, 성생활이 왕성해진다’고 돼 있다.



    현대과학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구기자에는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지방간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으며, 베타인·제아산틴·리놀렌산 등은 혈관 벽을 튼튼하게 해 고지혈증·동맥경화·고혈압 예방에 좋다. 베타인은 구기자나무 열매뿐 아니라, 잎과 뿌리에도 들어 있다. 또 구기자는 피로 회복과 노화 방지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 꾸준히 차로 달여 마시면 좋다. 그러나 구기자도 어느 약재나 마찬가지로 만병통치약으로 취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성급하게 효능을 기대하기보다는 느긋하게 맛을 즐기다 보면 효능을 볼 수 있다.

    구기자는 구기자술을 만들어 마시면 좋다. 냉수에 빨리 씻은 구기자를 물기를 제거한 다음 병에 넣고 과실주용 소주를 부어 밀봉한 뒤 약 2개월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서 숙성시키면 된다. 또 구기자는 그늘에서 건조시켜 두었다가 물에 끓여 구기자차로 마신다. 구기자는 맛과 향이 약하므로 단맛, 신맛, 쓴맛, 짠맛, 매운맛의 다섯 가지 맛을 내는 오미자와 함께 끓여 먹으면 좋다.

    구기자차

    ① 구기자 20g 정도를 물 500mℓ에 넣고 약한 불로 1시간 정도 끓이면 붉은 빛깔이 우러난다.
    ② 구기자는 오미자와 같은 약재와 함께 끓이거나 생강, 계피, 대추 등을 조금 넣고 끓이면 맛과 향이 더 좋아진다.
    ③ 마실 때 꿀을 조금 넣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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