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7

2006.01.03

카를 마르크스, 그의 뜨거운 삶과 철학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6-01-02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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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 마르크스, 그의 뜨거운 삶과 철학
    “최대 다수의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이 말은 갈리나 I. 세레브랴코바가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나 다름없다. 16세 때 카를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처음 접한 그녀는 이 말에 깊은 감명을 받고 마르크스의 생애를 소설로 쓰겠다는 꿈을 품었다. 그녀는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뒤 ‘프로메테우스’ 제1부를 발표했고 30년에 걸쳐서 이 소설을 완성했다.

    이 책의 중심축은 혁명가이자 사상가인 카를 마르크스다. 그는 지난 1000년 동안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상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집필한 ‘자본론’은 성경 다음가는 베스트셀러로 꼽히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반세기에 걸쳐 ‘금서’ 1호로 묶여 있었지만 지금은 여기저기서 ‘꼭 읽어야 할 책’으로 선정할 정도다.

    저자는 마르크스뿐 아니라 19세기 유럽의 혁명운동사를 작품 속에 담아내려고 했다. 리옹 봉기에 참가한 뒤 투옥과 탈옥을 거치면서 혁명 전사로 거듭난 독일인 재봉공 요한 슈토크, 영국의 러다이트운동을 거쳐 차티스트운동에 참가했다가 장렬한 최후를 맞은 존 스미스 노인, 러시아 출신의 진보적 여성인 리자 모솔로바…. 그 시대를 가장 전형적으로 살았던 각국 노동자계급의 ‘대표’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마르크스주의가 형성될 수밖에 없었던 유럽의 시대적 상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 인류의 은인이다. 저자가 프로메테우스를 제목으로 한 것도 아마 마르크스의 사상이 ‘불’ 만큼이나 인류에게 소중하다고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의 사상이 인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갈리나 I. 세레브랴코바 지음/ 김석희 옮김/ 들녘 펴냄/ 각 권 460쪽 안팎/ 각 권 1만원

    카를 마르크스, 그의 뜨거운 삶과 철학
    해외 유학이 크게 늘어나긴 했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분명 벅찬 일이다. 통상적으로 한 해 5000만~1억원이 드는 교육비와 생활비는 ‘가난한 아빠’들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금액이기 때문이다. 현재 두 아이를 미국과 캐나다에 보내 공부시키고 있는 저자 이강렬 씨의 사정도 마찬가지. 그러나 그는 자신이 경제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학교를 찾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저자가 세운 전략은 하버드, 스탠퍼드 등 초특급 학교에 대한 미련을 버릴 것, 미국 중남부의 전통 있는 대학에 초점을 맞출 것, 학비와 기숙사비가 저렴한 명문 주립대를 찾을 것 등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에 각종 유학 조언을 보탰다. 한국 고교에서 미국 대학으로 직행하는 방법,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유학 유형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했다. ‘2000만원으로 미국 명문대에 보낼 수 있다’는 부제가 다소 의심(?)스럽기는 하지만 가난한 아빠들에게도 희망을 주는 메시지임은 틀림없다.

    이강렬ㆍ민은자 지음/ 황소자리 펴냄/ 296쪽/ 1만2000원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

    카를 마르크스, 그의 뜨거운 삶과 철학
    언어 기능을 잃고, 전신마비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루게릭병, 아직도 뚜렷한 치유법이 발견되지 않는 희귀 질환이다. 서울 동성고 영어교사로 20년 동안 스승의 길을 걷고 있던 이원규 박사에게 루게릭병이 찾아온 것은 1999년 말. 청천벽력 같은 선고 앞에 그는 삶의 기력을 잃어갔다. 처음엔 혀가 굳고,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으며 점점 온몸 구석구석이 마비돼갔다. 그러나 그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발병 직후에도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등록해 공부를 시작했고, 굳은 손가락 하나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논문을 썼다. 그리고 마침내 2004년 가을 성균관대 졸업생 대표로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발병 이후 2~3년 내에 사망한다는 의학계의 정설과 달리 이 씨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주변의 도움으로 6년째 삶을 이어가고 있다. 혀가 굳어 말을 하지 못하지만 그는 음성변환장치가 개발된다면 호킹 박사처럼 대학 강단에 설 계획이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이 있음을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원규 지음/ 동아일보사 펴냄/ 280쪽/ 9500원

    ■ 윤융근 기자 yun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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