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7

2006.01.03

“콘텐츠 따라 시청자 움직이는 거야”

  • 손주연/ ‘ME’ 기자

    입력2006-01-02 10: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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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따라 시청자 움직이는 거야”

    ‘가족연애사’

    김성덕 감독은 요즘 매우 고무돼 있다. 케이블 채널 OCN에서 방영 중인 그의 연출작 ‘가족연애사’(금 밤 12시)가 지상파 프로그램을 압도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족연애사’는 장성한 세 딸을 둔 중년 가정의 사랑과 결혼관, 성적 욕망을 그린 ‘성인용 TV 시리즈’. 12월9일 첫 방송에서부터 KBS1, SBS 프로그램을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3위의 상쾌한 출발을 했다.

    김 감독은 1986년 MBC 코미디 작가 공채 1기로 방송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연출 분야로 넘어가 ‘남자셋 여자셋’ ‘세친구’ 등의 히트 시트콤과 영화 ‘보스상륙작전’ ‘은장도’ 등을 연출했다. 김 감독은 “시청자들이 방송사가 아닌 콘텐츠에 따라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야말로 가장 큰 수확”이라 말했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지상파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 방송계 현실을 감안할 때, 김 감독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에 복귀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눈에 띄는 스타도 없고, 실력파 배우도 없으며, 무작정 웃기거나 야한 코드만 가득한 선정적 작품‘마저’ 아니라는 점이 ‘가족연애사’의 성공 여부를 더욱 불투명하게 했다. 김 감독 역시 “‘가족연애사’는 일종의 모험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프로그램은 시청자들로부터 “연애 궁금증 총정리 백과사전 같다”(ID abce1208)는 평을 받으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에둘러 설명하는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훨씬 현실적이라는 것. 김 감독은 “방송 제작에 앞서 무려 6개월여에 걸쳐 사전조사를 했다”며 “방송에 소개된 이야기의 99%는 실화”라고 강조했다.

    “콘텐츠 따라 시청자 움직이는 거야”

    김성덕 감독

    몇몇 시청자들은 수준 높은 화면에 대한 찬사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촬영에 소니 에이치디 F900 카메라를 사용했다. 드라마 ‘패션 70’s’에서 처음 사용했지만 조명이 뒷받침되지 않아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제품. 김 감독은 “카메라의 장점을 살리려다 보니 영화 조명을 써야 했고, 당연히 시간과 제작비 모두 (일반 드라마보다) 두 배 이상 소모해야 했다. 하지만 덕분에 시청자들은 ‘TV로 영화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월30일 7부작 시리즈가 완결되는 ‘가족연애사’는 시청자들의 요청에 힘입어 1월 재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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