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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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대학과 클래식 음악의 만남

  • 정호재 기자

    입력2005-12-28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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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걸리 대학과 클래식 음악의 만남
    고려대(총장 어윤대)는 2005년이 저문 게 아쉬운 눈치다. 개교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2005년) 고려대의 비상은 돋보였다. ‘글로벌 KU(Korea University) 프로젝트’는 성공리에 진행 중이고, 막걸리 대학은 어느새 와인 냄새를 물씬 풍긴다.

    2005년 12월16일 고려대 LG-Posco 경영관에서는 상명대 정원순(바이올린), 노미영(피아노) 교수와 서울대 음대 재학생으로 이뤄진 TIMF 앙상블의 바흐, 쇼팽, 라흐마니노프 연주회를 열었다. 단과대학의 종강파티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럭셔리한 모습.

    음악회로 시작된 종강파티는 고려대 개교 100주년 기념 와인인 ‘라 까르도네’가 넘실대는 파티로 이어졌다. 장하성 경영대학장은 “경영학도는 생산성, 효율성뿐 아니라 글로벌 문화를 지향해야 한다는 뜻에서 와인 파티를 열었다”며 웃었다.

    ‘고대 와인’은 세간에 제법 알려졌으나 ‘고려대 교향곡’은 생소할 것이다. 고려대는 2002년 러시아 작곡가 알렉세이 라린(그네신 음악원 작곡과 교수)에게 고려대를 위한 교향곡을 의뢰했다.

    라린은 2년여의 작업 끝에 올가을 ‘자유, 정의, 진리를 위한 교향곡’(Symphony for Liberty, Justice and Truth, 부제 Symphony for Korea University Centennial)을 선보였다.



    “브람스가 ‘대학축전 서곡’을 작곡했던 것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대학을 위해 만든 교향곡인 만큼 한국은 물론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라린은 작곡을 의뢰받고 2년간 러시아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의 역사를 익혔다고 한다. 고려대를 방문해 학생, 교수들과 어울리면서 학교의 분위기를 느껴보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막걸리는 러시아의 보드카처럼 민족의 술”이라면서 고대 응원가인 막걸리 찬가의 선율도 교향곡에 넣었다고 했다.

    4악장으로 구성된 ‘자유, 정의, 진리를 위한 교향곡’은 궁상각치우 5음계의 한국 전통음악과, 서양의 클래식이 어우러져 있다. 3악장에서 ‘부어라 마셔라 막걸리! 취하도록, 너도 먹고 나도 먹고 다같이 마시자…’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고려대의 응원가 ‘막걸리 찬가’의 선율이 등장한다.

    고려대는 ‘자유, 정의, 진리를 위한 교향곡’을 널리 알리고자 서울시향과 함께 ‘시민과 함께하는 송년음악회-크림스마스터즈 콘서트Ⅵ”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12월29일 7시30분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고려대가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이벤트였다.

    서울시향은 이번 공연에서 윤이상 선생(17~1995)이 작곡한 고려대 교가(편곡 모스크바 국립음악원 파벨 란도 교수)와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 ‘자유, 정의, 진리를 위한 교향곡’을 차례로 연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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