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13

2005.12.06

‘모발이식’ 덕분에 젊음도 찾았네

단일식모술, 모낭단위 식모술 혼합 시술 … ‘초정밀 현미경’ 활용 생착률 100% 도전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5-12-05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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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발이식’ 덕분에 젊음도 찾았네

    모발이식 수술을 하고 있는 그랜드성형외과 모발이식센터 유상욱 원장.

    바람이 세차고, 건조주의보가 발효되는 이즈음이면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에 고민인 사람들이 많다. 세상에는 목숨을 위협할 정도의 질환도 있지만 죽고 싶을 만큼 콤플렉스가 되는 질환도 있다. 탈모가 바로 그것. 탈모를 질환이라고 하면 비웃을 사람도 있겠지만 탈모 방지 약품이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먹는 전문의약품으로 지정된 것을 보면 분명 탈모도 사람의 건강을 위협하는 질환임이 틀림없다. 탈모는 신체 장기에 치명적 영향을 주진 않지만 엄청난 사회적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때문에 정신건강뿐 아니라 몸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이라 할 수 있다.

    대기업 부장인 김인준(42) 씨는 지난봄 모발이식 전문병원인 서울 강남역 부근의 그랜드성형외과 모발이식센터를 찾아 상담을 받고는 크게 놀랐다. 치열한 승진 경쟁으로 인해 30대 후반에 윗머리가 훤해진 그는 초고가의 가발을 쓰고 다녔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마찬가지. 하지만 모발이식에 드는 비용이 웬만한 가발 4~5개 가격밖에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고무됐다. 당장 일정을 잡고, 그랜드성형외과 유상욱 원장에게 모발이식술을 받는 데 걸린 시간은 3시간이 고작이었다.

    뒷머리에서 떼어내 앞머리에 심은 머리카락은 빠져도 다시 나고 절대 사라지지 않았다. 헤어라인이 살아나면서 그는 지긋지긋한 가발에서 해방됐다. 물론 가발을 쓰면서 생겼던 피부병도 말끔히 사라졌다. 머리도 마음대로 감을 수 있게 됐다. 가발을 쓰느라고 허비했던 시간, 가발이 벗겨질까 걱정했던 스트레스도 없어지면서 그의 정신건강지수는 최고 수준에 달했다. 업무 효율이 올라가고 사람들을 만나는 일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골프를 치러 필드에 나갔을 때 더 이상 바람에 가발이 날아갈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탈모, 엄청난 사회적 스트레스

    외모가 삶에서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사람에게 탈모는 소리 없이 자신을 죽이는 저격수가 될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 최근에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탈모도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 20, 30대 젊은층의 탈모도 급증하는 추세다. 남성의 경우 탈모는 주로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일부 남성이나 여성들은 스트레스나 약물복용, 환경오염, 잦은 염색이나 파마 등 후천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유상욱 원장은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를 거쳐 개원한 모발이식 분야의 베테랑이다. 삼성서울병원의 임상자문의이기도 한 그는 대한성형외과 학회에서도 여러 차례 시술에 대한 논문과 임상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유 원장은 환자의 탈모 정도에 따라 맞춤시술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현재까지 나온 모발이식술 중 ‘단일식모술’과 ‘모낭단위 식모술’을 적절히 혼합함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알맞은 시술 형태를 결정한다. 유 원장은 “환자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모발이식을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식한 모발로 탈모를 해결할 수는 있지만 시술 후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환자의 탈모 진행 정도와 두피 상태, 이식할 모발 수 등에 대한 정밀검사를 한 뒤 적절한 시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모발이식’ 덕분에 젊음도 찾았네

    탈모 정도에 따라 맞춤 시술을 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사가 필수다.

    한국축구의 사령탑이 된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드보카트 감독의 헤어스타일이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도 바로 이 모발이식술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축구가 아닌 헤어스타일에서 세간의 관심을 모은 적이 있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아드보카트는 양쪽 주변머리와 뒷머리만 남아 있는 대머리였다. 그런데 ‘모발이식 수술’을 통해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변했다.

    기본적으로 모발이식은 절대 빠지지 않는 뒷머리를 모낭째 뽑아 앞과 윗머리의 탈모 부분에 심는 것. 이식할 모발 수가 300개 미만이거나 부분적으로 탈모가 진행된 환자에게는 ‘단일식모술’을 시행한다. 단일식모술은 일정 크기의 두피를 채취해 식모 기기로 모근을 하나씩 심는 방법. 넓은 범위에 시행할 경우 모근을 하나씩 심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밀도가 고르지 않아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이보다 심한 환자에게는 ‘모낭단위 식모술’이 적합하다. 모낭단위 식모술은 뒷머리에서 모낭주머니까지 통째로 이식하는 것. 그 때문에 모발 간의 밀도를 최소화할 수 있어 훨씬 자연스럽게 이식할 수 있다. 한 번 시술에 보통 2000~3000개 이상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시술 후 6~8개월 지나면 새 모습

    ‘모발이식’ 덕분에 젊음도 찾았네

    그랜드성형외과 내부.

    문제는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시술 결과에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모낭주머니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손상을 줄 수 있고, 이는 모발한 이식의 생착률을 떨어뜨리기 때문. 하지만 유 원장은 최첨단 기기인 ‘초정밀 수술 현미경’을 활용함으로써 생착률 100%에 도전한다.

    유 원장은 “맨눈으로 환자의 머리에서 모낭주머니를 수작업으로 분리할 경우 분리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모발에 손상을 줄 수 있고 신선도도 떨어지게 된다”며 “반면 초정밀 현미경을 사용하면 섬세하고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정확한 시술은 모발이식 후 빠른 회복을 가능케 한다. 그 때문에 별도의 입원 없이 바로 퇴원이 가능하며 시술 다음 날부터 머리를 감고 샤워도 할 수 있다. 단, 시술 후 두 번 정도는 병원에 와야 한다. 시술 다음 날 세정과 소독, 일주일 후에는 실밥을 뽑기 위해서다.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내외. 두 이식술 모두 국소마취 후 하기 때문에 통증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유 원장의 설명이다.

    개인차가 있지만 이식 후 3주일 정도가 되면 이식한 머리 중 일부가 일시적으로 빠진다. 하지만 3~4개월부터는 영구적인 모발이 나오기 시작하며, 6~8개월 정도 지나면 탈모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

    수술 후도 중요하다. 실질적으로 치료가 종료된, 즉 이식한 부위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된 시점에서 2단계에 걸쳐 두피 프로그램을 받으면 더욱 좋은 상태의 머릿결을 얻을 수 있는 것. 1단계는 자극이 가해진 두피를 진정시키기 위해, 2단계는 모발 재생을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시행된다. 아주 드물지만 예민한 환자는 수술 후 일시적으로 두피에 트러블이 생길 수 있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깨끗하게 치료된다. 유 원장은 “두피 트러블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자연 치유되지만 환자의 편의를 위해 이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수술 후 환자가 편안히 귀가할 수 있도록 리무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랜드성형외과 모발이식센터는 탈모가 시작되는 초기에 약물이나 발모제 처방, 두피관리 등을 받으면 탈모가 더 이상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센터 내에 탈모 예방 및 지연을 위한 ‘메디컬 두피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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