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3

2005.09.20

매일 ‘추석’이었으면 좋겠네

날씨 좋고 풍요로운 한국 최대 명절 … 송편과 술 빚어 조상에게 수확의 기쁨 알려

  • 장옥경/ 자유기고가

    입력2005-09-14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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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추석’이었으면 좋겠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 우리 민족 최대 명절 추석놀이 강강술래와 시장의 풍성한 제수용품(오른쪽).

    이달에는 백물(百物)이 성숙하기 때문에 중추(仲秋)를 가절(佳節)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므로 민간에서는 이를 가장 소중하게 여긴다. 이날에는 농촌의 가난한 사람들까지도 모두 술을 담그고 닭을 잡아 반찬을 만들며 여러 과일과 음식을 상에 가득 차려 먹는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다.’

    ‘열양세시기’에 기록된 추석에 대한 설명이다. 추석은 설, 단오와 함께 3대 명절 중 하나로 예부터 성대하게 보내왔다. 가을의 한가운데라는 뜻에서 중추절, 한가위, 가위, 가배 등 다양한 이름으로 일컬어지기도 한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라는 뜻이고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즉 한가위는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의미다.

    ‘차례’와 ‘기제’ 성격과 형식 약간 차이

    ‘삼국사기’에 의하면 신라 유리왕은 길쌈을 장려하기 위해 해마다 한가위 한 달 전인 7월이 되면 육부(六部·씨족을 중심으로 나눈 경주의 여섯 행정구역으로 급량부, 사량부, 본피부, 점량부, 한기부, 습비부를 이름)의 모든 아녀자들을 두 편으로 나눠 내기를 시켰다. 그리고 한 달 동안 열심히 베를 짜게 한 뒤 한가윗날에 어느 편이 더 많이 짰는지 가려냈던 것이다. 내기에 진 편은 이긴 편에게 송편, 고기, 전, 밤, 대추, 다래, 배 등 음식을 푸짐하게 마련하여 대접하고 함께 유희를 즐기며 내기에 진 빚을 갚았다. 여기에서 ‘가배(嘉俳)’라는 말이 나왔고, 이는 나중에 ‘가위’라는 말로 바뀌었다. 진 편과 이긴 편이 모두 둘러앉아 즐거운 날을 보낸 신라의 명절이 오늘날까지 계속 이어져 추석이 된 것이다.

    추석에 행해지는 놀이로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가마싸움, 씨름, 밭고랑 기기 등이 있다.



    추석 차례는 햅쌀로 밥을 짓고 송편을 만들고, 술을 빚어 조상에게 수확의 기쁨을 알리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특별히 차례(茶禮)라고 하는데 옛말은 다례였다. 그러나 다례는 ‘차 예절’을 뜻하는 말이 되어 ‘차례’라는 말로 정착되었다. 큰 틀로 보면 제사에 차례도 포함된다. 그러나 성격과 형식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첫째, 제사는 고인이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忌祭)’를 말한다. 차례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 지낸다.

    둘째, 제사는 밤에 지내지만 차례는 낮에 지낸다.

    셋째, 제사는 그날 돌아가신 조상과 배우자에 대해서만 지내지만, 차례는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을 한 상에서 지낸다.

    넷째, 제사는 장손의 집에서 지내지만, 차례는 집에서 지내기도 하고 사당이나 묘지에서 지내기도 한다.

    다섯째, 제사는 상에 밥과 국을 올리지만, 차례는 계절의 특별식을 준비해서 올린다. 설에는 떡국, 한가위에는 송편을 올리는 식이다.

    여섯째, 제사 때는 술을 세 번 올리는 반면, 차례 때는 한 번만 올린다. 제사는 잔반(술잔과 받침대)을 내려 술을 따른 뒤 올리지만, 차례는 주전자를 들고 제사상 위의 잔반에 직접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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