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9

2005.08.23

잊혀져가던 팝의 여왕 ‘화려한 부활’

  • 정일서/ KBS 라디오 PD

    입력2005-08-18 17:3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머라이어 캐리가 돌아왔다. 그녀의 새 싱글 ‘We Belong Together’는 8월13일자 차트까지 무려 10주째 빌보드 싱글차트 정상을 질주하고 있다. ‘We Belong Together’가 수록된 그녀의 열 번째 정규 앨범 ‘The Emancipation of Mimi’ 역시 빌보드 앨범차트 정상을 밟았다. 실로 화려한 부활이다.

    과거 머라이어 캐리는 팝의 여왕이었다. 1990년 혜성처럼 등장해 휘트니 휴스턴의 아성을 가볍게 허물고 여왕의 자리에 등극했다. 데뷔앨범 ‘Mariah Carey’에서만 4곡의 넘버원 히트곡을 쏟아냈고, 95년 보이즈 투 맨과 함께 불러 16주 연속 싱글차트 1위에 오른 ‘One Sweet Day’는 지금도 이 부문 신기록 보유곡이다. 이번에 정상에 오른 ‘We Belong Together’를 포함해 지금까지 머라이어 캐리가 보유한 빌보드 싱글차트 넘버원 곡은 모두 16곡. 이 역시 여자 가수로는 마돈나(11곡)를 저만치 제쳐놓고 단연 최고의 성적표다. 지치고 힘든 이들의 영원한 찬가처럼 불리는 ‘Hero’는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는 그녀의 대표적인 히트곡이다.

    하지만 머라이어 캐리는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의외로 쉽게 시드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출발부터 그녀는 ‘실력 이상의 그 무엇’으로 만들어진 스타라는 구설에 시달려야 했다. 남편이 그의 소속사인 소니뮤직 사장 토미 모톨라(지금은 이혼했다)였기 때문이다. ‘남편의 후광 덕분’이라는 세간의 입방아는 늘 그에게 부담으로 작용했고, 불행히도 그것은 일정 정도 사실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토미 모톨라와 이혼한 97년부터 그녀의 인기가 눈에 띄게 쇠락해갔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니를 떠나 발표한 두 장의 앨범 ‘Glitter’(2001)와 ‘Charmbracelet’(2002)가 연이어 참패하면서 머라이어 캐리의 시대는 누가 봐도 확연히 저물어가는 듯했다.

    그러던 머라이어 캐리가 2005년 거짓말처럼 화려하게 돌아왔다. 사람들은 희미해져가던 머라이어 캐리의 이름을 기억해냈고 다시금 그녀에게 열광하고 있다.

    머라이어 캐리는 이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은 서서히 잊혀지는 것이 싫어 한순간 타버렸지만, 머라이어 캐리는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존재 이유를 입증하고 있다.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음악 칼럼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