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9

2005.06.14

한-일 불편한 현주소 ‘동해의 대치’

  • 사진 제공·해양경찰청 글·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05-06-09 14:37: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일 불편한 현주소 ‘동해의 대치’

    6월1일 ‘도주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신풍호(가운데)가 닻을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해경정(오른쪽)과 일본 순시정(왼쪽)은 체포한다는 뜻으로 똑같이 신풍호를 결박하고 있다. 신풍호 결박은 한국 해경정이 2분 먼저 했다.

    6월 1일 울산 앞바다에서는 임진왜란 이후 한-일 두 나라 함정이 가장 많이 모여 대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름 하여 신풍호 사건. 다른 나라 EEZ(배타적 경제수역)에 들어간 어선은 모든 어구를 격납(格納)해 조업하지 않는다는 증거를 보이며 지나가야 ‘무해(無害)통항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신풍호가 일본 측 EEZ를 3해리 침범한 상태에서 어구를 풀어놓고 조업했다며 체포하려 했고, 신풍호는 조업하지도 않았는데 일본이 체포하려 한다며 도주하면서 한국 해경에 SOS를 침으로써 한-일 함정이 출동해 대치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다행히도 한국 해경은 2분 먼저 신풍호를 결박함으로써 이 배를 한국으로 끌고 올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었다. 신풍호 사건은 독도 영유권 문제와 역사 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놓고 두 나라 사이에서 일어난 파고가 거센 물살로 유명한 현해탄 파고보다 훨씬 높았음을 보여준 경우였다. 이 사건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한-일 불편한 현주소 ‘동해의 대치’
    ① 6월1일 신풍호를 결박하고 있는 한-일 함정 주위를 1500t급 한국 해경함이 배회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 해양경찰청은 배 크기에서는 일본 해상보안청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② 6월2일 사건이 타결된 뒤 한국 해경함정의 보호를 받으며 울산으로 돌아오고 있는 신풍호(아래).

    한-일 불편한 현주소 ‘동해의 대치’
    ③ 신풍호 사건을 한국에서 다룬다는 합의가 이뤄지자 한국 해경정에 올라와 있던 신풍호 선원들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④ 6월2일 한국 해양경찰청과 일본 해상보안청은 이틀 밤에 걸친 대치를 끝내는 데 합의했다.⑤ 파손된 신풍호를 살피고 있는 선원들.



    시사포토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