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4

2005.05.10

성생활 언제까지나 go!

  • 한지엽/ 한지엽비뇨기과 원장 www.sexyhan.com

    입력2005-05-04 18: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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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생활 언제까지나 go!
    나이를 먹어서도 섹스를 즐기는 남성들이 있다. 그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섹스로 정력을 낭비하면 체력 소모, 수명 단축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반대다. 섹스의 횟수와 수명은 오히려 정비례한다. 섹스를 많이 할수록 오래 산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견해다. 이는 ‘섹스를 즐길 체력이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뜻이고, 건강하면 오래 사는 게 당연하다’는 정도의 상식론이 아니라, 실제로 영국에서 10년간에 걸친 추적 조사를 통해서 밝혀진 사실이다.

    10여년 전, 만 89세인 할아버지의 발기부전을 치료한 적이 있다. 당시 그분은 당뇨 합병증으로 생긴 발기부전에 대해서 자가주사요법으로 치료를 받아오다가 더 이상 치료약물에 반응이 없자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음경보형물삽입술을 받게 된 경우였다. 이는 자신의 발기 조직을 대체하는 기계를 삽입함으로써 언제든, 얼마든지 성관계를 할 수 있게 하는 수술.

    당시 필자는 그분의 여러 가지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그 연세가 되도록 주기적으로 성생활을 할 수 있었다는 것과, 부인의 연세도 고희를 넘겼으니 부부관계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도 성능력의 퇴화를 노화 진행에 의한 것이라고 스스로 체념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이 발생했다. “아흔이나 되는 연세에 어떻게 이런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까”라고 여쭤본 것이 화근이었다. 늦은 나이에 주책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셨는지 그분은 “이런 좋은 치료법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안 것만으로도 억울한데 그게 무슨 말이냐”면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당시 그분과 부인이 함께 화를 내시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이쯤 되면 ‘과연 인간은 언제까지 성생활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언제까지나!’라고 답할 수 있는 예를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욕망을 언제까지나, 얼마든지 가능하게 해준다. 젊은이와 같은 성욕과 발기력을 되찾아줄 회춘의 묘약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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