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84

2005.05.10

둘도 없는 우정, 양보 없는 접전

  • 정용진/ Tygem 바둑 웹진 이사

    입력2005-05-04 18: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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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도 없는 우정, 양보 없는 접전
    “어떻게 빼앗은 타이틀인데 그냥 넘길 순 없잖아?” 2패 뒤 2연승. 기성전 결승기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다! 85년생 소띠 동갑내기인 최철한 9단과 박영훈 9단은 둘도 없는 친구 사이. 하지만 승부 세계는 냉정한 것. 지난해 거함 이창호 9단을 격침시키고 기세등등하게 기성 타이틀을 거머쥔 최철한 9단이었다. 하지만 올해 친구인 박영훈 9단의 도전을 받고서는 무기력하게 1·2국을 내주며 일찌감치 막판에 몰렸다. 결승3국도 사실 다 넘어간 판이었으나 막판 극적인 반전으로 불씨를 살렸다. 이후 각종 세계대회에 참가하는 두 사람의 일정 때문에 결승기는 한 달 동안 일시 중단되었다. 그 사이 최철한 9단은 정상 컨디션을 되찾으며 각 기전에서 7승2패를 내달린 반면, 박영훈 9단은 불과 한 달 사이에 패점을 일곱 번이나 기록하는 하향곡선을 그렸다.

    흑1·3으로 좌중앙에 울타리를 친 장면에서 백4로 젖힌 수가 과속이었다. 흑5에 끊기고 보니 졸지에 곤란해진 것. 장수영 9단은 에서 보듯 백1에 늘어서 전혀 나쁘지 않은 형세였다고 진단했다. 백3까지 실리를 차지하며 다음 A로 넘는 수와 B로 사는 수를 맞보기로 남겨놓고 백9까지 서둘렀으면 탈이 없었다. 에서 보듯 흑 ▲로 딱지를 떼인 백은 1 이하로 치고 11에 먼저 집어넣는 비상수단(패)까지 강구했으나 흑12·14로 차 첨지 오이 따먹듯 똑똑 따먹으니 대책이 없다. 팻감이 없는 백은 다음 11로 흑 넉 점을 때리며 살아가기는 했으나 대신 흑A로 귀가 모두 날아갔다. 203수 끝, 흑 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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