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9

2016.10.19

권영산의 생존 창업

상권유형 쪼개 보기

주택가, 오피스가, 번화가, 역세권…상권 따라 업종 선택도 달라져

  • 오앤이외식창업 대표 omkwon03@naver.com

    입력2016-10-14 17: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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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로, 방위(방향), 교통발생원, 주동선과 부동선, 업종·업태 파악하기를 끝내고 이제 상권분석 프로세스 마지막 단계인 상권유형 파악하기에 대해 살펴본다. 상권유형이란 말 그대로 상권 특성을 가리키는 것으로 흔히 주택가 상권, 오피스가 상권, 번화가 상권, 역세권 상권, 대학가 상권, 교외 상권 등으로 구분한다.

    상권유형 파악이 중요한 이유는 고객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택가 상권은 주거시설이 밀집돼 있어 일상생활에 필요한 업종이나 아이템이 유리하다. 오피스가 상권이라면 고객이 대부분 직장인이므로 정해진 목적에 따라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는 특성을 보이는 만큼 그와 관련된 업종과 아이템을 취급하는 점포가 많다. 번화가 상권은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을 포함하고 있어 유통 관련 업종 및 아이템이 강세를 보인다.

    상권유형 파악하기가 6단계 마지막 순서지만 실제로는 상권분석의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창업에서 상권유형 파악을 우선시해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업종과 아이템의 적합성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 현장에 나가 보면 주택가인지 오피스가인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려운 상권도 적잖다. 주택가 상권 같지만 오피스가 상권의 특성을 지닌 경우가 있고, 또 주택가 상권이면서 번화가 상권에 가까운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직접 현장에 나가 발품을 팔며 살펴보지 않고 자료만으로 막연히 여기는 주택가라는 식으로 상권을 분류한 뒤 업종을 결정하면 실패할 개연성이 아주 높다. 또 기존 창업자라도 상권유형을 세밀하게 파악해야 그에 맞는 마케팅 및 판매 촉진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다행히 상권유형을 좀 더 세밀하게 분류하는 방법이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권정보시스템과 나이스지니데이타(주)의 나이스비즈맵이 제공하는 상권분석서비스의 도움을 받아보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은 상권유형을 12개로 분류해놓았다. 고밀도주거지역, 중밀도주거지역, 저밀도주거지역, 고밀도주거상업지역, 고밀도주거업무지역, 주택업무지역, 주택상업지역, 상업지역, 복합지역, 업무지역, 공업지역, 기타지역 등이다.

    고밀도주거지역은 주로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을, 저밀도주거지역은 상업·업무시설이 적고 단독주택이 밀집한 지역을 가리킨다. 고밀도주거상업지역은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에 형성된 상업중심지역을 가리키는데, 서울 삼성동과 사당동 일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주거시설 밀도가 매우 낮은 지역이라도 상업지역, 복합지역, 업무지역이 조금씩 다르다. 상업지역은 상업시설이 밀집된 곳으로 서울 명동이나 부산 남포동 등이 해당하고, 복합지역은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밀도가 모두 높은 곳으로 서울 종로와 강남역 일대가 대표적이다. 업무지역은 업무시설이 밀집된 서울 여의도와 서초동 일대를 꼽을 수 있다(표1 참조).

    미미한 점이 있긴 하나 상권유형을 이 정도로 세분화한 것만으로도 창업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상권을 세분화해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주택가 상권이라도 업무시설이 적잖을 경우 어느 상권으로 분류하느냐에 따라 업종 및 아이템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주택가 상권으로 분류했을 때는 업종 및 아이템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서울 목동, 서초동, 도곡동 일대처럼 고밀도주거업무지역이라면 생활밀착형 업종(슈퍼마켓, 채소·과일 판매점, 부동산중개업소, 세탁소, 이·미용실, 보습학원, 개인병·의원, 약국, 배달전문점 등)에 편의업종(프리미엄분식점,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헬스&뷰티전문점 등)도 가능해 일반적인 주택가 상권보다 범위가 넓고 활성화도도 높아진다.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서비스


    나이스지니데이타(주)의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서비스는 유료 서비스로 상권유형을 주거지역, 상업지역, 직장오피스가, 역세권, 기타교통중심지, 대학/학원가, 특수시설, 공업중심지역, 기타지역 등 9개로 분류한다. 특히 특정 지역을 입력하면 주거지역, 대학/학원가, 상업지역, 역세권 분포도를 점유율(%)로 표시해 좀 더 명확하게 상권유형을 알 수 있다. 또 관공서와 금융기관 등 주요 시설 현황 및 버스정류장, 관심 업종 점포 수까지 알려준다(표2 참조).



    상권유형 세분화해야 최적의 업종 선택 가능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이나 나이스비즈맵 상권분석서비스 모두 매우 유용하지만 실제 업종 및 아이템을 선택해야 하는 창업자에게는 좀 더 세분화된 분류가 필요하다. 필자가 30년 가까이 현장을 둘러보며 파악한 바로는 30여 개 상권유형이 있다.

    주택가라 해도 오피스가 같은 주택가, 역세권 같은 주택가, 대학가 같은 주택가가 있는가 하면 오피스가도 번화가 같은 오피스가, 역세권 같은 오피스가, 대학가 같은 오피스가  등으로 더 쪼개서 분석할 수 있다. 번화가라도 오피스가 같은 번화가, 역세권 같은 번화가, 대학가 같은 번화가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하고, 오피스가 같은 역세권이나 번화가 같은 역세권, 대학가 역세권 등 같은 역세권이라도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분류는 직접 발품 팔아 현장을 다니지 않으면 하기 어렵다. 그러나 상권유형을 세분화해도 업종 및 아이템과 맞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으므로 더욱 신중하게 상권분석을 해야 한다. ‘상권분석을 통한 영업 활성화 전략’ 혹은 ‘상권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강연을 다니다 보면 전통시장과 지역의 상인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들의 공통된 바람은 자신의 점포 매출을 늘리는 것뿐 아니라 상권 자체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상권분석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상권분석을 제대로 해야 영업 활성화도, 상권 활성화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소상공인과 시장을 살리고자 각종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현재 중소기업청 및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속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으나 지원 방식이나 내용이 미흡해 창업자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각 지역마다 상권분석을 할 수 있는 전담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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