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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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은 없다 … ‘창호 불패’

  • 정용진/ Tygem 바둑 웹진 이사

    입력2005-03-10 17: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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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과 일본은 없다 … ‘창호 불패’
    “한 사내가 관문을 지키고 있으니, 천군만마도 공략하지 못하는구나(一夫當關 萬夫莫開).” 중국의 한 언론이 이백의 촉도난(蜀道難)에 나오는 구절을 인용, 중국과 일본의 고수 다섯 명을 무너뜨리고 대역전 우승극을 연출한 이창호 9단의 신기를 극찬한 말이다. 가뜩이나 이창호에 대한 경외심이 많은 중국인들은 이번에도 이창호 9단이 관우가 오관 돌파를 하듯, 막판 5연승으로 한국의 농심신라면배 6연패를 이끌어내자 아예 신격화하는 분위기다.

    1회부터 6회 대회까지 농심신라면배에서 이창호 9단이 중국, 일본의 정상급 기사들을 상대로 올린 승수는 14연승. 6년간 단 한 번도 승기를 놓치지 않으면서 일명 ‘철의 수문장’ ‘특급 소방수’로 명성을 떨쳤다. 14연승은 세계신기록이다. 지금까지 단체전 최고 연승기록은 80년대 녜웨이핑 9단이 중일슈퍼대항전에서 일본 기사들을 상대로 4년간 올린 11연승이었다. 하지만 이창호 9단의 기록은 승수도 3승이나 뛰어넘었지만 일본 기사는 물론 중국 기사들까지 포함한 성적이다.

    백쫔에 이은 2의 연타로 흑진을 교란한 장면. 백이 13의 곳에 끊는 약점이 있어 흑의 응수가 아주 고약한 대목이었다. 가령 처럼 흑2로 강력히 응징하고 싶지만 백5의 수단이 있어 이하 백13까지 수가 난다. 다들 침을 꼴깍 삼키며 이창호 9단의 다음 수에 주목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다. 이창호 9단이 들고 나온 수는 흑3 이하로 좌변 백의 삶을 추궁하며 13까지 자신의 약점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교란작전에 투입되었던 백 두 점의 허약함이 단박에 드러났다. 왕시 5단은 할 수 없이 백7까지 목숨을 구걸했으나 이 와중에 흑8이 우변 백의 목줄을 죄는 선수가 되어 12로 말뚝을 치자 중앙이 온통 연탄공장이 되고 말았다. 257수 끝, 흑 불계승.
    중국과 일본은 없다 … ‘창호 불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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