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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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둘째는 서울에서만 낳으라고요?

다자녀 우대카드 지역 따라 혜택 천차만별…셋째 낳아야 발급 가능한 지역도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16-10-10 14: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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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 시대를 맞아 다양한 형태의 출산 및 육아 지원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그중 각 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신용카드사가 협력해 추진 중인 다자녀 우대카드는 교육비, 보육료 할인 등 금전적 혜택이 직접 주어진다는 점에서 다자녀 가구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힌다.  

    일명 ‘다둥이 카드’라고 부르는 다자녀 우대카드는 지자체별로 카드 명칭과 참여 신용카드사가 다르다. 서울시는 우리카드와 손잡고 ‘다둥이 행복카드’를 발급하고 있고 경기 아이플러스카드(농협BC), 인천 아이모아카드(농협BC, 신한카드), 부산 가족사랑카드(신한카드), 대구 아이조아카드(대구은행), 광주 아이사랑카드(광주은행), 대전 꿈나무사랑카드(하나카드), 강원 반비다복카드(농협BC), 경북 다복가정희망카드(농협BC), 전남 다자녀행복카드(농협BC), 충북 아이사랑보너스카드(농협BC) 등이 대표적이다. 카드는 대부분 각 지자체에 거주하는 두 자녀 이상 가구면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단, 막내가 13세 혹은 12세 이하여야 신청 가능하다. 둘째를 임신 중이라면 출산 후 발급받을 수 있다.

    카드는 총 세 종류인데, 일종의 신분증 같은 일반형은 카드신청서를 작성한 후 거주지 동주민센터를 방문해 접수, 등록하면 된다. 나머지는 해당 카드사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일반형에 비해 혜택이 많다는 점에서 다자녀 가구 대부분은 이 중 하나를 선택한다. 대표적인 혜택으로 주유소·학원·영화관·놀이공원·병원·마트 할인 및 포인트 적립 등을 꼽을 수 있다.

    혜택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 시민이 이용하는 ‘다둥이 행복카드’는 전 가맹점 2~3개월 무이자할부가 가능하고 전국 주요 놀이공원(에버랜드·롯데월드·한국민속촌·경주캘리포니아비치·서울랜드·경주월드·대구이월드·통도환타지아·패밀리랜드(광주)·전주동물원) 등에서 자유이용권 50% 현장 할인, 입장권 30% 현장 할인, 6000원 차감 청구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주유 할인, 자동차 관리 서비스(무료 긴급 출동 및 차량점검 서비스), 영화관(CGV·메가박스·롯데시네마) 할인 혜택(두 자녀 2000원, 세 자녀 3000원, 네 자녀 4000원 할인) 등이 주어진다. 서울 소재 국립박물관 및 문화재청 등의 입장료 할인, 예술의전당 공연(자체 기획 작품에 한함) 예매 시 10% 할인, 미용실 10% 할인 등 문화 혜택도 적잖다. 





    서울시만 특별우대, 여기저기서 볼멘소리

    우리카드에서 제공하는 혜택도 있다. 세 자녀 이상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3~0.5% 우대받을 수 있고, 우리은행 주최 어린이미술대회에서 ‘다둥이 카드상’을 별도로 선정해 시상한다. 협력업체(가맹점) 특별우대 혜택으로는 출산 준비물, 분유 등 전 품목 구매 시 20~30% 할인, 도서·문구용품 구매 시 5~30% 할인, 이마트·하나로클럽 포인트 2배 적립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열거한 혜택은 서울 시민만 누릴 수 있다. 지자체마다 혜택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다자녀 카드는 서울시만 특별우대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경기 파주시에 사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넷째가 태어나 경기 다자녀 우대카드인 ‘아이플러스카드’를 신청했는데 서울시 다둥이 행복카드와 비교하니 혜택이 너무 적어 언짢았다”고 털어놓았다.

    대형 외식업체 할인 서비스를 비교하더라도 서울은 패밀리레스토랑(아웃백, T.G.I.프라이데이스, 빕스, 우노 등) 20% 현장 할인이 가능한 반면, 경기는 동일 업체임에도 10% 청구 할인에 그친다. 주유 할인 서비스도 서울, 경기 모두 GS칼텍스가 협력업체로 참여 중인데, 서울시는 주유 할인(두 자녀 ℓ당 50원, 세 자녀 60원, 네 자녀 70원 할인)이 되는 반면, 경기는 포인트만 쌓이는 방식이다. 횟수도 서울은 하루 2회, 월 6회까지 가능하지만 경기는 4회로 제한돼 있다. 주요 놀이공원도 경기는 본인만 자유이용권 50% 청구 할인 및 현장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영화관 인터넷 예매 시 할인받는 금액은 건당 1500원으로, 서울의 세 자녀 가구와 비교하면 1500원이나 차이가 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서비스(세 자녀 이상만 가능) 역시 0.1% 우대로 서울에 비해 낮다.

    그나마 경기는 서울과 비교해 그렇게 큰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다. 무엇보다 두 자녀 이상부터 다자녀 우대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지 못한 지역민의 부러움을 산다. 인천, 대구, 경북에서는 세 자녀 이상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비스 수준도 미약하다. 인천 아이모아카드는 협력 카드사가 경기와 같은 농협BC카드인 만큼 카드사 혜택은 비슷하지만 가맹점 혜택을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일례로 보육료 10%를 할인받을 수 있는 보육업체가 인천에는 어린이집 3군데로 국한돼 있다. 대구, 경북도 세 자녀 이상만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다자녀 우대카드의 실효성을 의심케 한다. 1.19라는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수치 또한 이를 방증한다. 



    셋째 중심 저출산대책 수정할 때 

    한 쌍의 부부가 자녀를 두 명도 채 낳지 않는 상황에서 두 자녀는 건너뛰고 바로 세 자녀 이상으로 출산정책을 맞춘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주부 B씨는 “다들 둘째 낳기도 어렵다고 하는 마당에 두 자녀 가구는 오히려 홀대받는 기분이다. 카드 혜택은 물론이고 다른 혜택도 세 자녀 가구 위주인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B씨의 말대로 우리나라 저출산대책이 대부분 ‘셋째’ 중심으로 설계돼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영주택 특별공급 청약 자격도 셋째를 출산한 가구부터 적용된다. 주택자금이나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세 자녀 가구부터 우대한다. 자동차 취득세(7%), 전기요금(20%), 도시가스요금(최대 6000원) 감면 혜택 역시 마찬가지. 소득 8분위 이하 가정(월 소득인정액 893만 원 이하)의 대학등록금 지원금(연 450만 원)도 셋째 자녀부터 해당된다.

    이와 관련해 김현식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저출산대책을 당분간 두 자녀 가구 기준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는 “처음부터 기준을 너무 높게 잡으면 따라가기 힘들고 유인도 잘 안 된다. 주변을 보면 둘째를 낳은 사람은 그나마 많은 반면, 셋째를 둔 가정은 드물다. 소수 인원을 위한 혜택보다 그나마 적용 대상이 많은 두 자녀 가구를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자녀 우대카드의 혜택이 지자체별로 차이가 많이 나는 점과 관련해서도 점진적인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저출산대책과 관련해 “정부의 컨트롤타워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요즘, 보육·육아와 관련한 혜택만큼은 국민 모두가 동일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김현식 교수는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기능이 구분될 필요는 있으나 출산과 양육에서만큼은 어느 누구도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아서는 안 된다. 지자체 재정과 카드사에 따라 혜택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최대한 그 폭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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