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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IoT 시대, 반도체 새판 짜기 나서야

사물인터넷 주도권 쥔 반도체 산업, 저전력·특수 반도체 부상…국내 기업은 어디쯤?

IoT 시대, 반도체 새판 짜기 나서야

IoT 시대, 반도체 새판 짜기 나서야

사물인터넷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반도체 산업에 거는 기대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일상 기기들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IoT)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휴대전화와 TV 등 일부 기기만 인터넷과 연결됐지만, 이제 전자제품 대부분이 유무선 네트워크를 통해 인터넷과 접속이 가능해졌다.  

사물인터넷의 원동력은 바로 시스템 반도체다. 따라서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시스템 반도체는 센서(sensor), 통신(communication), 프로세서(processor)를 중심으로 동반 성장 중이다. 사물인터넷 기기가 다양하게 등장하는 만큼 이를 위한 각 반도체의 성능과 적용 분야도 한층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기술(IT) 분야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는 이런 기대를 반영해 2020년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의 시장 규모가 약 350억 달러(약 39조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현재 주요 반도체 기업이 사물인터넷에서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고성장을 이끌던 스마트폰마저 성장세가 꺾였다는 경고가 잇따르자, 반도체 기업들은 서둘러 사물인터넷 시스템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인텔과 ARM, 퀄컴 등 주요 기업은 사물인터넷이 IT를 넘어 대부분 영역에 폭넓게 적용되면서 시스템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공격적인 시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편 반도체가 주력 산업이 아니던 기업들도 반도체 시장에 진입하려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모바일 반도체 시장의 강자인 ARM을 전격 인수한 소프트뱅크를 비롯해 아마존과 구글 등 여러 기업이 자체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인수합병을 통한 반도체 역량 강화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완제품 기기의 성능 및 기능 발전 수준이 시스템 반도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시스템 반도체의 역량 강화를 통해 기기 차별화 및 신규 수익 창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연구개발과 기업 인수 등 대응 모색

사물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반도체 기업은 무어의 법칙(Moore’s Law)으로 대변되는 지속적인 성능 고도화 대신, 새롭게 부상하는 시스템 반도체 트렌드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첫 번째 트렌드는 반도체의 저전력 특성을 구현하는 것이다. 스마트워치나 글래스 등 각종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감시 카메라나 드론 등 사물인터넷이 적용되는 상당수 기기는 외부로부터 전력 공급 없이 오직 배터리에만 의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기술을 단기간에 폭넓게 상용화하기 쉽지 않은 만큼 주어진 전력을 최대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반도체 기술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두 번째 트렌드는 사물인터넷 기기의 주요 기능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특화 반도체가 부상하는 것이다. 기능은 물론 형태와 디자인이 각기 다른 사물인터넷 기기가 출시되면서 비슷한 제품이라도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영상 및 음성, 냄새, 촉각 등 활용 가능한 정보 유형이 다양해지고,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등 최첨단 IT 서비스가 사물인터넷 시대의 핵심으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정보 및 서비스를 전담해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센서와 프로세서 등 특수 반도체 개발이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사물인터넷 기기 출시의 신속성이 강조되면서 반도체 시장 또한 이를 적시에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미 상당수 반도체 기업이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집적한 컴퓨팅 모듈을 출시함과 동시에 부가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등 다각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완제품 기업의 기기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한편 사물인터넷 기기의 기능과 특성이 다양한 만큼 시스템 반도체는 한발 앞선 광범위한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실제로 이미 유수의 반도체 기업은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고자 연구개발은 물론 기업 인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사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결국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하드웨어의 범용화 추세 및 반도체 비즈니스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가 업계의 중요한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미세 공정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고 저전력 및 특화 기능 구현 등 사물인터넷 기기의 수요를 충족하려면 반도체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관련 소프트웨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반도체 기업 스스로 제품 자체의 성능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창출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마련해야  

IoT 시대, 반도체 새판 짜기 나서야

국내 반도체 기업은 미국, 일본, 중국 등 막강한 자본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운 해외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사진 제공 · SK텔레콤]

반도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확장도 중요한 전략으로 꼽힌다. 핵심 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수익 구조를 확대해야 하는 것. 누가 봐도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은 단연 빠른 속도로 업계를 주도해나간다. 자사 반도체를 사물인터넷 기기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플랫폼으로 구축하고 더 나아가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적재산권 및 로열티 수익까지 이끌어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유망한 수익 창출 전략도 없다. 특히 최근 들어 사물인터넷의 인증과 침입 방지 시스템이 부각하면서 이 분야 또한 반도체 산업의 기술 역량에 포함해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 도래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변화는 특히 IT 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양대 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이 핵심으로 떠오르는 지금 전 세계 유수의 시스템 반도체 기업과 힘겨운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앞으로 어떤 험난한 여정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 기업은 물론이고 새롭게 부상 중인 중국, 대만 기업까지 막강한 자본력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앞세워 미래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은 하루빨리 국제무대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한편 이는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로도 볼 수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펼쳐지면 기존 반도체 시장의 헤게모니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사물인터넷 기기를 출시하고 있으며 인프라 구축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메모리반도체를 통해 축적한 파운드리(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해 공급하는 것) 사업 등 고도의 반도체 제조 기술력도 갖추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과 가전제품, 인터넷 등 IT 전반에 걸쳐 확보한 글로벌 경쟁력을 반도체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한다. 결국 국내 반도체 업체는 기존 강점을 바탕으로 사물인터넷 시대의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반도체 기술력 확보는 물론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다각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입력 2016-09-30 16:38:30

  •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swjeon@lge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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