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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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띠 여자 편견 끝내야죠”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4-12-02 17: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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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랑이띠 여자 편견 끝내야죠”
    ‘호랑이띠 여자는 기가 세서 못써’ ‘말띠 여자는 드세서 안 돼’ ‘닭띠 여자는 집안 헤치지’.

    여자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생년’, 즉 띠로도 차별을 받는다. 1974년 호랑이띠 여성감독인 이지행 씨는 여자들의 ‘이보다 더 억울할 데 없는’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타이거 푸로젝트’라는 영화로 만들어 디지털 필름 페스티벌인 2004 레스페스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무수히 들었던 ‘호랑이띠 불가론’이 내심 이 감독의 오기를 당겨놓았고, 그것은 ‘한번 호랑이가 되어 팍 무섭게 해줄까보다!’는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의 줄거리는 남성 중심의 제도권 사회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던 여성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데 알고 보니 이들이 호랑이띠였고, 이들이 호랑이 해에 변이를 일으키자 모 권력기관이 이들을 납치, 우리에 가두려 한다는 내용이다. 이 감독과 첫 번째 영화를 했던 실제 호랑이띠 배우 문소리가 돌출행동으로 납치되는 문제 여배우로 출연한다. 진지한 주제를 환상적으로 다루면서도, 매우 강하고 거침이 없다. 영화제 관객들이 열광한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여성 관객들은 띠 때문에 겪었던 고충을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잘 알더군요. 남성 관객들이 종종 왜 굳이 호랑이냐고 묻는 데 비해서요. 여성감독이니 아무래도 여성주의적 시각을 갖게 되는 거죠. 그래도 요즘은 호랑이띠라 하면, 사회활동 잘하겠다고 듣기 좋게 말해주긴 하죠.”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케이블TV에서 매우 ‘교육적인’ 프로그램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이 감독은 ‘재미없는 생활’에서 뛰쳐나와 LA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영화학교 ‘카라츠’를 졸업했다. ‘타이거 푸로젝트’가 그의 두 번째 작품. 동양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어서 현재 아시아 영화제들에 출품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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