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7

2004.08.12

사이클 새 역사 쓴 랜스 암스트롱

  • 김성규/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kimsk@donga.com

    입력2004-08-06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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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세계 최고의 스포츠 스타는 단연 랜스 암스트롱(32•미국•사진 왼쪽)이다. 세계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경기라는 프랑스 도로일주 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대회 101년 역사상 처음으로 6차례, 그것도 연속으로 우승했기 때문이다.

    암스트롱은 7월26일(한국 시간) 몬테로에서 파리 샹젤리제까지의 대회 마지막 구간(163km)을 이 구간 1위 톰 부넨(벨기에)에 19초 뒤진 4시간8분45초로 들어왔지만 전체 종합에서 83시간36분2초로 우승했다. 2위 안드레아스 클로덴(독일)과는 6분19초 차이. 우승 후 그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에게서 축하전화도 받았다. 암스트롱은 대회 전부터 이미 미국의 영웅이었다. 생존율이 50%밖에 안 된다는 고환암 수술을 극복한 뒤인 99년부터 이 대회를 제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혹자는 그를 “고통을 쾌락으로 느끼는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구든 우승을 너무 오래 독점하면 반대파가 생기게 마련. 스페인의 일간지 엘 파는 암스트롱을 “거만한 냉혈한”이라고 비꼬았고, 스위스의 라 트리뷴 드 즈네브도 “인류는 동료들에 대한 동정심 없이 승리를 혼자 포식하는 사람들을 싫어하는 법”이라고 쏘아댔다. 영국의 데일리 포스트는 “암스트롱은 프랑스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포츠맨 가운데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고 소개했다.

    관심은 암스트롱이 7연패에 도전할지 여부. 그는 폐막 전날 “투르 드 프랑스에 없는 나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우승 뒤에는 “투르 드 프랑스에 참가하기 위해 가족과 장시간 떨어져 있는 것이 큰 부담이다. 또 이제 팬들을 위해 새로운 승자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고 했다. 전날과는 사뭇 뉘앙스가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사이클 경기가 더 재미있다”고 말해 경쟁자들을 낙담시켰던 암스트롱. 과연 그가 없는 투르 드 프랑스가 재미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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