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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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불지핀 '메일 용량 전쟁'

  • 입력2004-06-25 17: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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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일 용량 전쟁이 벌어졌다. 전방위적인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내 포털들이 국내 최고의 메일 서비스 업체인 다음 한메일의 아성에 도전장을 던진 것.

    포성이 처음 울린 곳은 다소 의외의 장소인 미국이었다. 주인공은 검색서비스 업체인 구글이었으며, 1G(기가)라는 어마어마한 메일 용량을 주겠다는 공격방법을 채택하고 나섰다.

    세계 제일의 검색서비스 업체인 구글이 난데없이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1G 메일서비스를 약속한 이유가 곧장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했지만 “구글의 메일은 스토리지(저장 공간) 서비스”라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상태.

    기업 공개를 앞두고 있는 구글의 최대 경쟁자는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MS). 최근 MS는 ‘롱혼’이라는 윈도우 이후의 운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는데, 이는 PC에 저장된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는 획기적 시스템이다. PC 속의 자료가 검색된다면 웹보다 훨씬 방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셈이고 이렇게 되면 검색업체로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는 구글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구글의 선택이 바로 Gmail이다. “더 이상 메일을 지우지 않아도 된다, 더 이상 메일을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문서를 Gmail에 그냥 쌓아두면 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결국 구글은 웹에 저장 공간을 제공하여 검색의 경쟁력을 얻고자 하는 전략이다.



    구글의 전략은 태평양을 건너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포털들의 이메일 용량 확대 소식이 국내 네티즌들의 마음을 흡족케 했다. 포털 경쟁의 후발주자들인 마이엠 엠파스 드림위즈 등이 용량 확대를 선언하자 다음도 100M 메일을, 야후는 미국 본사의 결정에 따라 1G 메일을 약속하고 나섰다.

    하지만 국내 포털들의 속내는 ‘저장 공간 또는 검색서비스를 위한 자원’이라는 구글의 전략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한국에서 메일서비스는 각 포털업체의 초기화면 로그인을 유도하는 ‘삐끼’ 구실을 하기 때문에 포털업체들은 이용자들을 잡기 위해 서버 비용의 증가를 받아들이면서까지 메일 용량을 확대한 셈이다. 우리나라가 인터넷 강국이라고 떠들어대지만 여전히 미국의 구글과 MS의 압도적 힘이 두려울 따름이다.

    조희제/ 다음 검색 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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