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9

2004.01.22

‘비운의 황태자’ 정치인생 막내리나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입력2004-01-14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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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운의 황태자’ 정치인생 막내리나
    노무현 정권 탄생의 1등 공신인 정대철 열린우리당 의원(사진)이 굿모닝시티와 대우건설 등으로부터 7억여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뢰)로1월10일 새벽 구속 수감됨으로써 27년 정치인생에서 최대 고비를 맞았다. 그는 김대중 정권과 노무현 정권 탄생에 기여하고도 두 정권 출범 직후 각각 구속되는 비운의 정치인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그렇지 않아도 그는 법원에 의해 정치생명이 끝나려는 순간이었다. 1월30일 경성비리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파기 환송심 선고 공판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의원측은 대법원이 2002년 10월8일 파기환송한 이 사건의 공판기일을 변경하거나 연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1년 이상 끌었지만 담당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7부가 지난해 12월19일 변론종결을 선언하고 선고기일을 정한 것. 1998년 9월 구속된 이후 5년 이상을 끌어온 사건의 종결이 다가오고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만큼 유죄가 선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실형을 선고받으면 피선거권이 박탈되기 때문에 의원직도 상실한다. 이와 관련, 특수부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가법상 알선수재의 경우 수재액이 1000만원 이상인 경우 벌금형이 없었기 때문에 실형 선고가 예상된다”면서 “물론 이 경우 정의원측이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겠지만 법적으로는 별 의미가 없고 형은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정의원은 97년 경성측으로부터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각각 3000만원과 1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98년 9월 ‘경성비리’ 2차 수사팀에 의해 구속 기소돼 1심에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및 추징금 1000만원, 2심에서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및 추징금 4000만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1000만원 부분은 유죄, 3000만원 부분은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번에 정의원을 구속한 서울지검 특수2부 채동욱 부장과 정의원의 ‘인연’도 화제가 되고 있다. 98년 서울지검 특수1부 부부장이었던 채부장은 경성비리 사건 1차 수사 당시 주임검사를 맡아 정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가 ‘축소 수사’ 의혹이 일자 서울지검 형사2부로 전격 ‘좌천’된 이후 오랫동안 한직을 맴돌았다. 그는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해 3월 서울지검 특수2부장으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한편 서울고법 형사6부는 1월7일 경성측에서 민방사업자 선정 등과 관련해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던 이기택 전 의원에 대한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이 전 의원에 대한 재판 역시 5년 넘게 진행돼왔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이 전 의원이 세 번째 선고기일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아 궐석재판으로 유죄가 선고된 것을 두고 “어떻게 하든 재판을 끌다가 17대 총선에 출마하려고 했던 것 아니겠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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