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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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색시 ‘허니문 방광염’ 아십니까

  • 성일창/ 압구정한의원 원장 www.sungsungsung.com

    입력2003-12-26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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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색시 ‘허니문 방광염’ 아십니까
    ‘혹 내 남편이 바람둥이는 아닐까. 어쩌면 성병에 걸렸는지도….’

    신혼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새색시가 이런 생각을 한다면, 그녀는 생물학적으로도 새색시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요즘에는 드문 일이지만 신혼여행에서 첫 성 경험을 한 신부 중에는 이런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새색시가 멀쩡한 신랑을 성병에 걸린 사람으로 의심하는 이유는 첫날밤을 치른 지 3∼4일 후부터 소변이 자주 마렵고 소변을 볼 때마다 쓰리고 아픈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 아랫배가 묵직하고 소변을 봐도 잔뇨감이 있는 게 영락없는 성병의 징후다. 자신은 신혼여행 전까지 성 경험이 없으니 당연히 남편을 의심할 수밖에. 남편한테 말할까 말까 고민하다 병원으로 행하는 신부는 오히려 바보가 되기 십상이다.

    이 경우 문제는 십중팔구 남편보다 부인에게 있다. 부인이 성병 증상과 비슷한 방광염에 걸린 때문이다.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여자는 첫 경험을 한 후 방광염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 신혼여행 이후 걸린 방광염을 ‘허니문 방광염’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방광염은 여성의 요도가 짧고 요도 입구가 질과 가까워 성관계 도중 세균이 요도를 통해 방광으로 들어가 생기는 질환. 성관계가 주원인이지만 스트레스로 인해서 발병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자신의 무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생사람을 잡는 것이다.

    그렇다고 신혼여행 후 방광염에 걸리는 신부가 꼭 처녀라는 보장은 없다. 성 경험이 많더라도 여행 중 섹스를 격하게 하거나 몸이 약해졌을 경우 방광염에 걸리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성 경험이 너무 많은 나머지 자신이 다른 남자에게서 성병이 옮은 줄 알고 혼자 고민에 빠지는 신부도 있다. 혹 남편에게 성병을 옮겼으면 어쩌나. 남편이 자신을 추궁하면 어쩌나.

    이 경우 고민하기보다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으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만성 재발성 방광염이 아니라면 일시적인 방광염의 증상은 쉽게 가라앉기 때문이다. 진짜 섹스 경험이 많은 여성은 격한 섹스를 하기 전 아예 방광염 치료제를 미리 먹어두기도 한다. 좀더 고단수의 여성은 성관계 후 소변을 봄으로써 방광염의 위험을 피하기도 한다. 오줌 줄기를 따라 방광에 들어갔던 세균이 빠져나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섹스뿐만 아니라 섹스가 불러올 수 있는 질환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면 인생이 이래저래 피곤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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