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12

2003.12.04

‘학고창신’ 정신으로 상업 물결 저지

  •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

    입력2003-11-27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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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고창신’  정신으로 상업 물결 저지
    “옛것을 배우고 익혀 새로운 것을 만든다는 학고창신(學古創新)의 정신을 지켜 인사동을 상업화의 물결로부터 지켜내겠습니다.”

    1990년대 이래 인사동을 대표해온 고서화 전문화랑 ‘학고재(學古齋)’가 긴 침묵을 깨고 11월20일 다시 문을 열었다. 15년 만에 반투명 유리와 목재를 이용해 전통과 현대를 조화시킨 지하 1층, 지상 4층의 현대적 건물로 재탄생한 것. 재일동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단아한 전시실을 찾은 문화계 인사들은 백자 달항아리 같은 건물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학고재 전시실에서라면 작가의 예술혼이 관객에게 오롯이 전달될 수 있다는 평을 듣기 위해 정성을 쏟았습니다.”

    우찬규 대표(맨 오른쪽)는 지난 2년간 화랑 재건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비좁은 공간적 한계와 자본의 유혹에도 불구하고 인사동이라는 자존심을 포기하기 싫었기 때문이다.

    또 재개관하면서 젊고 실력 있는 두 명의 큐레이터를 보강했다. 유지현(31·왼쪽) 나은영(24·가운데) 큐레이터가 그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 두 달간 재개관을 준비하며 혼신의 힘을 쏟았다.



    “지조와 절개가 있으면서 풍류와 여유를 잃지 않았던 선비들의 유희삼매(遊戱三昧)를 재개관 후 첫 주제로 잡았습니다. 학고재의 새로운 비상을 지켜봐주십시오.”

    명지대 고고미술사학과 유홍준, 이태호 교수가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발굴한 문인화와 서간모음 전에서는 겸재 정선의 미공개 화첩인 ‘구학첩(丘壑帖)’과 관아재 조영석의 발문인 ‘구학첩발’이 처음 공개된다. 재개관 전시는 12월2일까지. 문의 02-739-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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