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9

2003.08.28

비 오면 온몸의 힘부터 빼라!

  • 문승진/ 굿데이신문 골프전문기자 sjmoon@hot.co.kr

    입력2003-08-21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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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퍼들에게 비는 모처럼 얻은 라운드 기회를 망치는 불청객이다. 특히 ‘부킹 대란’을 겪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 비가 온다고 해서 라운드 기회를 포기할 골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비가 심하게 내리지 않는 한 라운드를 강행한다. 또 라운드 도중에 비를 만날 수도 있다. 따라서 유비무환의 자세로 우중 골프에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놓을 필요가 있다. 우중 골프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것이 바로 그립이다. 비가 온다고 그립에 너무 힘을 많이 주면 온몸이 경직돼 실수를 하게 된다. 오히려 평상시보다 그립을 더 부드럽게 잡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비가 오면 페어웨이에 디봇 자국이 많이 생겨난다. 잘 맞았다고 생각했는데 가보면 의외로 공이 디봇에 놓여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공을 ‘떠낸다’는 생각으로 스윙하면 볼의 상단이나 뒤 땅을 치기 십상이다. 이런 경우엔 아이언의 클럽 페이스를 엎어서 로프트를 줄여 치는 것이 유리하다. 이렇게 하면 클럽의 로프트가 줄어들어 부드럽게 스윙해도 탄도가 높지 않아 힘껏 스윙했을 때와 비슷한 거리로 나간다.

    비가 오면 그린 위에서의 공의 빠르기가 상당히 느려진다. 따라서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때에는 핀을 직접 노린다는 기분으로 공략하는 것이 좋다. 퍼트할 때도 마찬가지. 평소보다 과감하게 퍼트하는 것이 포인트다. 퍼트 라인을 약간 무시한 채 홀 뒷벽을 보고 때린다는 기분으로 스트로크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비가 올 때는 벙커의 모래가 젖어 모래가 말라 있을 때보다 클럽 헤드가 ‘밀고’ 나가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마른 벙커에서 가격하던 위치보다 볼과 약간(1cm 정도) 가까운 곳을 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절대로 볼을 떠내려고 하지 말고 모래를 쳐서 볼이 밀려 나가도록 해야 한다. 우중 라운드 시에는 우비를 꼭 준비해야 한다. 라운드 시에는 활동성을 요하기 때문에 얇고 가벼우면서도 방수기능이 뛰어난 제품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또 그립 부분이 비에 젖어 미끄러우므로 마른 수건을 준비하고, 장갑은 양피보다는 합성피로 된 것을 준비한다.



    우중 라운드가 끝난 후 클럽과 골프 백을 장시간 방치하면 얼룩이나 악취가 발생한다. 이를 막기 위해선 물기를 충분히 없앤 뒤 응달에서 말리는 것이 좋다.

    사람은 환경이 바뀌면 당황하게 된다. ‘멘탈 스포츠’인 골프를 치는 경우엔 더욱 그렇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가 오더라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우의 때문에 거추장스럽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말고 연습 스윙을 통해 최적의 감각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 좋다. 비를 너무 의식하면 근육이 경직돼 부자연스러운 스윙이 나오게 되고, 결국 실수가 반복되면서 그날 라운드 전체를 망치게 된다.

    철저한 사전 준비와 편안한 마음으로 라운드에 임한다면 우중 골프만의 독특한 재미를 느끼며 골프의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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