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예술작품으로서의 도자기에서 일상 생활용품으로서의 도자기까지 도자의 모든 면을 볼 수 있는 행사다. (사진 가운데는 2003년 국제공모전 대상작인 여선구의 ‘알프레드 섬머’)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주최하는 행사로는 드물게 국내외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 화제가 됐는데, 도자라는 ‘살아 있는 전통’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을 소재로 삼은 것이 유효했다는 평이다.
올해 세계도자비엔날레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 도자문화의 중심지인 이천, 광주, 여주의 특성을 살려 불필요한 지역간 경쟁을 없애고 지역성, 차별성을 살려 운영한다는 점이다.
서정걸 전시부장은 “2001년 행사가 도자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망라해 전시했다면 올해는 도자의 특성을 이천, 광주, 여주라는 세 지역의 특성과 연결해 확실히 차별적인 행사로 엮어가고자 한다”면서 “가장 세계적이면서 가장 지역적인 색채를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예술적 표현수단으로 흙과 불을 선택한 도자 ‘미술’을 보고 싶다면 세계도자센터가 위치한 이천을, 백색의 조선도자를 통해 한국 도자의 역사를 알고 싶다면 조선시대 왕실도자기 생산지였던 광주를 집중적으로 둘러보면 된다. 또한 생활도자기 산지로 유명한 여주에서는 세계적인 도자 회사들의 생활 명품들을 접할 수 있다(지도 참조).
지역행사인 17회 이천도자기축제가 함께 열리고 있는 이천에서는 세계 각국 예술가들이 경쟁을 벌인 ‘국제공모전’ 수상작 전시와 ‘세계현대도자전’이 열리며, 특별전으로 ‘스페인도자전’과 ‘세계도자워크숍’ 등이 마련된다. 올해 세계도자비엔날레 기획 중 가장 현대적인 미술을 보여주는 ‘세계현대도자전’에서는 흙의 미학과 인간을 연결한 50명의 작가가 63점의 작품을 출품했다.
‘스페인도자전’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도자박물관 소장품전으로 유럽 근세 도자의 중심인 스페인의 도자 역사를 국내에 최초로 소개하는 전시다. 도예공방에서 열리는 ‘세계도자워크숍’도 국내외 유명 현대 작가들이 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 유익한 미술 체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6회 광주왕실도자기축제가 함께 열리는 광주에서는 ‘조선도자 500년전’과 ‘전통가마워크숍’이 볼 만하다. 그동안 백자전이나 분청전 등이 열리긴 했지만 국보와 보물 등이 포함된 조선도자들을 망라하는 기획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장을 지낸 정양모 경기대 교수가 큐레이팅을 맡았다.
‘전통가마워크숍’은 아름다운 백자를 생산했던 조선 도공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전국의 가마 제작자 30인에게 가마를 설계하게 하고 그 과정을 표준화해서 기록하고자 기획되었다. 오늘날 보편화된 가스 가마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우리나라의 전통 가마를 제작하고 옹기를 빚어 소성(燒成)하는 과정을 공개해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회 행사가 ‘백화점식’ 구성이었던 데 비하면 올해 행사는 훨씬 짜임새 있게 꾸며졌다는 인상이다. 그러나 첫 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도자는 예술’이어야 한다는 명제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어 앞으로 세계도자비엔날레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가 올해 비엔날레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할 문제로 보인다.
실제 생활공간에서의 도자기의 다양한 쓰임을 보여주는 ‘세라믹하우스’전에 전시되는 자기 소재의 와인 마개(김지혜 작품).
행사기간 동안 3개 지역에서는 다양한 관객 체험 프로그램과 대중가수들의 콘서트가 부대행사로 진행된다. 자세한 프로그램과 일정은 세계도자비엔날레 홈페이지(www.worldceramic. or.kr)에서 확인할 수 있고, 어른 일반 6000원인 입장권은 농협중앙회 점포에서 구입하거나 8월31일까지 전화(1588-7890)나 인터넷을 통해 예매하면 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