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2

2003.07.10

송아리·나리 “한국인으로 뛸래요”

  • 이조년/ 골프칼럼니스트 huskylee1226@yahoo.co.kr

    입력2003-07-02 18: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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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역기피 시비로 입국이 금지됐던 가수 유승준이 6월26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시 귀국해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유승준은 한국에서 치르는 약혼녀 부친의 장례식에 참가하고 자신의 할머니 묘소를 참배했다. 법무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유승준에 대한 입국 금지를 일시 해제한 것이다.

    이유야 어떻든 유승준의 한국 방문은 왠지 꺼림칙한 뒷맛을 남기는 것이 사실이다. 유승준은 팬들 앞에서 수차례나 “군대에 가겠다”고 밝혔고, 이를 자신의 인기를 높이는 데 이용했다. 그러나 막상 입영 날짜가 다가오자 미국 시민권을 선택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이와는 반대로 미국 골프 주니어 무대를 휩쓸고 있는 송나리·아리 쌍둥이 자매는 태국 국적과 미국 국적 취득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얻기 위해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있어 유승준과 대조를 보인다.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송나리·아리 자매는 미국 시민권자로 활동하면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으며 미국 국가대표로 미-유럽 아마추어 대항전에 출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 국적으로 뛰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송나리·아리 자매의 매니저인 전현숙씨(30)는 “한국법상 만 18세 이전에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하기 때문에 모든 준비를 끝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필드의 아마조네스’ 박지은 역시 “어떠한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절대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지은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미국 국적 취득 제의를 여러 번 받았고 현재 미국 영주권과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한국 국적을 고집하고 있다.

    US오픈 최연소 출전 아마추어로 유명한 테드 오 역시 미국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는데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았다. 테드 오는 오히려 한국 PGA 프로 라이선스를 취득해 아시안투어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 프로무대에 진출하더라도 한국 국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주, 허석호, 박세리, 김미현, 강수연 등도 미국 국적을 취득할 계획이 전혀 없다. 이외에도 뉴질랜드 오픈에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은 안재현도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있었는데도 이를 거부했다. 또 호주에서 유학중인 김도형도 호주 국가대표 선발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절대 한국 국적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골프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에티켓을 중요시하는 스포츠다. 프로 골프선수들에겐 국적 포기라는 ‘반칙’이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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