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9

2003.06.19

돌아온 유창혁 “돌부처 꿇어!”

이창호 9단(흑) : 유창혁 9단(백)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6-12 14: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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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온 유창혁  “돌부처 꿇어!”
    내 이름은 유창혁! 그동안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데 비해 정작 국내무대에서는 보잘것없는 활약에 그쳐 ‘국제용’ 소리를 듣던 유창혁 9단이 모처럼 국내 타이틀 2관왕을 눈앞에 두며 기치를 드높이고 있다. 최근 기세등등하던 이세돌 7단을 잠재우고 국내 최고 상금이 걸린 KT배를 차지, 무관의 설움을 씻은 데 이어 패왕전에서도 특유의 공격 바둑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이창호 9단을 연파, 2대 0으로 앞서가고 있다. 실로 오랜만에 성사된 ‘창과 방패’의 라이벌전. 유창혁의 창술은 생각보다 더 화려했다. 천하의 이창호 방패를 두 번 연속 관통하며 유창혁 바둑의 힘을 느끼게 했다.

    흑 ▲ 로 중앙 백의 세력을 교묘하게 줄임으로써 섣불리 예측할 수 없는 바둑이 됐다. 흑1은 이창호식 끝내기의 진수를 맛보게 하는 기막힌 수. 백 ‘가’로 받으면 흑 ‘나’에서부터 백 ‘자’까지 좌변을 선수로 처리한 뒤 흑 ‘차’로 우변을 지키겠다는 속셈이다. 그러나 백2가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음을 보여준 수. 유창혁이 왜 세계 최고의 공격수라 불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 수였다. 에서 보듯 이 수로 인해 흑은 온 동네가 엷다는 것이 단박에 드러났고 이후 방어에 급급하다 맥없이 무너졌다. 백14가 위아래 흑대마를 노리는 비수였고, 흑19로 두지 않으려니 백A가 무섭다. 흑대마를 살리기는 했지만 그 사품에 우변이 몽땅 파괴됐고 중앙 대마는 백26의 겨냥에 여전히 괴롭다. 흑1은 그냥 ‘차’에 두어 때를 기다려야 했던 것이다. 이것이 본시 이창호 바둑이 아닌가. 174수 끝, 백 불계승

    돌아온 유창혁  “돌부처 꿇어!”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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