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2003.05.22

야당 젊은 피도 흐르고 싶어라

내년 4월 총선 출마 채비 한창 … 세대교체 냉담·현역 견제 등 힘겨운 행보 예상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입력2003-05-15 11: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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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젊은 피도 흐르고 싶어라

    1. 권영진 미래연대 공동대표, 2. 김해수, 3. 정찬수 부대변인, 4. 신동철 강재섭 의원 언론특보, 5. 허성우 선대위 대외협력부위원장, 6. 김용주 전 한보협 회장, 7. 조해진 부대변인.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겨냥한 세대교체 바람은 한나라당에도 거세게 분다. 지난해 대통령선거 당시 대세론을 타고 한나라당에 몰려든 ‘젊은 피’들은 양과 질에서 결코 노무현 사단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대선 후 한동안 좌표를 잃고 표류하던 이들은 최근 하나 둘 17대 총선에 대비해 몸을 추스르고 있다. 민주당 신당바람이 이들을 자극한 것. 이회창 전 총재의 한 보좌역 출신은 “(민주당 신당바람이) 결코 불리하지 않다”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 미래는 없다”고 풀 베팅을 예고한다. 민주당 신당바람이 고령화 정당인 한나라당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의 젊은 피는 지난 대선 때 이 전 총재를 지근 거리에서 보좌했던 인사들이 중심권을 형성한다. 이들 가운데 권영진 미래연대 공동대표, 차명진 경기도 공보관 등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인다. 권대표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에서, 차공보관은 수도권에서 출마 채비가 한창이다.

    오경훈씨 당선 자극받아 ‘풀 베팅’ 준비

    정찬수, 조해진, 홍희곤, 양현덕, 김해수, 장준영, 구상찬, 김성완씨 등 ‘부대변인(부대) 8인방’도 젊은 피의 대명사로 각자의 아성 구축에 한창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패배 후 이들의 앞날을 위해 부대변인으로 대거 발탁하는 배려를 했다. 이에 앞서 부대변인으로 활동하던 오경훈씨는 4·24 재·보궐선거(서울 양천을)에서 배지를 달아 남은 ‘부대’들의 부러움을 사고 분발을 촉구했다. 경남 밀양·창녕 출마를 노리는 조해진씨는 3, 4년 전부터 지역을 오가며 텃밭을 갈고 있고, 충북 제천을 노리는 정찬수씨도 워밍업을 끝낸 상태. 홍희곤씨는 민주당 젊은 피가 들끓을 것으로 보이는 부산에 출사표를 던질 예정. 김해수씨의 경우 강릉 출마를 노린다. 이 전 총재의 보좌역 출신인 조정식씨도 아성을 구축중이다. 이후보의 법무특보였던 김정훈 변호사도 출마 대열에 가세했다. 분구 가능성이 높은 부산 남구가 타깃.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강재섭 의원의 언론특보인 신동철씨도 대구 남구에 사무실을 열고 주말마다 지역을 찾고 있다. 4·24 재·보선 당시 경기 고양 공천에서 탈락한 손범규 변호사도 유시민 의원과의 ‘진정한’ 한판을 꿈꾼다. 전 한나라당보좌관협의회(한보협) 회장 출신인 김용주씨는 지난 3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분구 예정지역인 부산 남구로 내려갔다. 부산경남미래연대 대표인 강원석씨는 마산 출마를 타진중이다.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외협력부위원장을 지낸 허성우씨도 경북 구미를 목표로 뛰고 있다. 이후보의 보좌관 출신인 이명우씨도 ‘입지’를 세웠다는 후문. 지난 대선 당시 이후보가 영입한 서경원 변호사도 ‘여성 전사’라는 차별성을 내세워 젊은 피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들은 민주당 젊은 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척박한 환경에서 출발해야 한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달리 물갈이와 세대교체론에 냉담하고 현역의원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 이런 현실을 타고 넘지 못하는 한나라당 젊은 피에게 내년 총선 출마는 어려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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