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5

2003.05.22

‘일지매’ 표창에 ‘센 돌’ 급브레이크

유창혁 9단(백) : 이세돌 6단(흑)

  • 정용진/ Tygem 바둑웹진 이사

    입력2003-05-14 13: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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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지매’ 표창에  ‘센 돌’  급브레이크
    ‘센 돌’ 이세돌에게 약은 ‘일지매’ 유창혁이었다.

    부동의 세계바둑 넘버 원, 이창호 9단까지 연파하며 거침없이 질주하던 이세돌 6단이 KT배 결승3번기에서 유창혁 9단에게 발목이 잡힌 것이다. KT배는 국내 기전 가운데 최고의 우승상금(5000만원)이 걸린 대회. 이세돌 6단은 결승 1국을 이길 때까지 유창혁 9단에게 최근 파죽의 5연승을 거둔 터라 기세상 무난히 우승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큰 승부에 강한 유창혁 9단의 뒷심에 밀려 2대 1로 역전패했다. 유창혁 9단으로선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심정으로 맞선 대국이었다. “이세돌을 키운 건 8할이 유창혁”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이세돌의 급성장에 일등공신(?)이었던 유창혁 9단은 그동안 이세돌 6단과 맞붙은 세 번에 걸친 타이틀 매치에서 줄줄이 패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네 번째 만인 이번 타이틀전에서 설욕한 것이다.

    백1·3으로 우변 흑진을 깨러 들어간 국면에서 느닷없이 5로 딴전을 피운 수는 위험천만했다(바로 백9로 두는 것이 옳다). 흑이 6·8로 한껏 세력을 키운 다음에야 백9로 급히 발걸음을 돌렸으나 처럼 흑이 1로 비수를 들이댈 경우 생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장면에서 이번엔 이세돌 6단이 흑10으로 딴청을 부렸다. 직선적인 공격을 주무기로 하는 이세돌 6단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실기. 이 틈새를 놓치지 않고 백은 7까지 선수로 처리한 다음 9로 붙이며 우변에 침투한 백마를 살림으로써 종반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승부란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야만 후환이 없다. 270수 끝, 백 3집반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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