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4

2003.05.15

지하철 무가지 신문도 경쟁시대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입력2003-05-07 16: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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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무가지 신문도 경쟁시대

    ‘메트로’ 신문을 보고 있는 지하철 승객.오마이뉴스

    지난해 5월31일 월드컵 개막과 함께 창간, 발행 1주년을 맞는 국내 최초의 무료 종합일간지 ‘메트로’(대표 이규행)가 출근길 직장인들의 신문 구매 행태를 바꿔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메트로’의 성장에 자극받아 제2, 제3의 메트로가 창간을 준비하고 있어 무료 일간지 시장판도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인터넷 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메트로’ 독자 중 43.3%가 “‘메트로’ 구독 이후 일간지를 사지 않거나 구입 빈도가 줄었다”고 답했으며, ‘메트로’의 월 광고수입이 10억원에 이르는 등 지하철 무가지 시장에 ‘소프트 랜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 열풍의 주역이었던 새롬기술이 새로운 종합 무가지 ‘데일리 포커스’를 7월에 창간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런 상황에 자극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 스포츠신문 전·현직 간부 등을 중심으로 엔터테인먼트 전문 무가지 창간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들은 9월 창간을 목표로 현재 투자자를 물색중이며 이미 제호를 ‘디엔터’로 정한 상태. 무료 종합일간지의 미래에 대해서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고 있다. ‘메트로’ 편집국의 한 간부는 “ 메트로는 확실한 브랜드 파워를 갖고 있어 다른 무가지들이 나와도 영향을 거의 받지 않겠지만 덤핑 등으로 시장 자체가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메트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분석과 비평을 요구하는 신문 독자들의 속성상 유가 신문 잠식에는 한계가 예상되는 데다 신문 배포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것도 무가지 시장을 어둡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된 무가지의 운명은 결국 ‘깊이’의 유가지와 ‘속도’의 인터넷 매체 틈에서 메트로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얼마나 발 빠르게 맞춰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하철이 발달한 도쿄나 뉴욕의 무가지들이 미미한 데 비해 파리의 무가지 광고시장 규모는 유가지의 8배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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