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1

2003.04.24

‘청년 백발’ 스트레스가 주범

  • 홍남수/ 듀오 클리닉 원장 www.duoclinic.co.kr

    입력2003-04-17 16: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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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 백발’ 스트레스가 주범

    젊은이들의 흰머리는 스트레스가 주원인이다.

    “20대에 백발이라니….”

    요즘 대기업 화장실에서는 때 아닌 한숨소리가 자주 나온다고 한다. 어느 날 갑자기 백발이 된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인생의 가혹함을 슬퍼하는 젊은이들. 처음에 머리 옆부분이 희끗희끗해질 때는 새치거니 하고 무시하지만 결국 그것의 정체가 흰머리임을 확인하는 순간 그들은 절망에 빠진다. 혹 무슨 병이 아닐까 하고 피부과를 찾지만 그들에게 내려지는 진단은 십중팔구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것.

    최근 우리 사회는 장기불황과 계속되는 구조조정으로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시련을 겪고 있다. 이 때문인지 요즘 20, 30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흰머리가 나 고민하는 사람이 폭증하는 추세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젊은층의 백발은 주로 다른 신체기관에서 발생한 질환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스트레스가 흰머리 발생의 촉매 역할을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머리카락의 검은색은 모낭에 있는 멜라닌색소가 모발에 전해지면서 나타난다. 단백질의 일종으로 구성된 멜라닌은 아주 미세한 알갱이들로, 이들이 얼마나 많이 함유되고 분포되어 있느냐에 따라 피부나 머리카락의 색깔이 달라진다. 따라서 멜라닌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면 머리카락 색깔도 희게 변한다.

    의학계는 멜라닌세포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주범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젊은 나이에 시작되는 백발의 80~90% 이상은 유전자 이상에서 비롯된다. 때이른 백발은 우성으로 유전하며 이런 사실은 부모의 머리가 빨리 센 사람들의 경우 그 자손에서도 일찍 흰머리가 나타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신체적으로 내분비질환, 백반증, 원형탈모증, 당뇨병, 악성 빈혈 등의 질환 등이 동반되어 흰머리가 생기기도 한다. 피부가 하얗게 변하는 백반증이 있으면 그곳에서 자란 모발도 흰색을 띨 수 있고,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지는 원형탈모증의 한 증상으로 흰머리가 날 수도 있다. 즉 이런 질환들은 흰머리를 나게 하는 원인 질환인 것이다.

    문제는 바로 스트레스. 스트레스 자체는 질환이 아니지만 신진대사 전체를 뒤흔들며 흰머리를 나게 하는 원인 질병을 발생시킨다. 지나친 스트레스는 혈액순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하고 결국 이는 모근으로의 영양공급을 차단해 멜라닌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더욱이 모발은 세포분열 속도가 인체의 다른 부위에 비해 워낙 빠른 편이어서 모발의 멜라닌세포도 외부자극에 쉽게 손상받는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생겼다 해서 늙어가는 것을 한탄할 게 아니라 다른 원인질환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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