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1

2003.04.24

호주 영주권 포기하고 ‘다시 부르는 노래’

  • 전원경 기자 winnie@donga.com

    입력2003-04-16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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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 영주권 포기하고  ‘다시 부르는 노래’
    “많은 제3세계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진 빚을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런 제3세계 국민을 돕자는 캠페인 취지가 좋아서 흔쾌히 응했죠.”

    가수 양병집씨와의 대화는 쉽지 않다. 여느 가수들이 자신의 신변 등 소소한 일들을 화제 삼는 데 비해 그는 세계의 빈곤, 한국의 무질서와 혼란 등 사회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그이기에 ‘빚을 내던져라(Drop the Dept)’ 프로젝트에 기꺼이 참여할 수 있었으리라. 한국 외에 독일 벨기에 프랑스 일본 등의 가수들이 참가하는 이 프로젝트는 양씨가 말한 대로 부채에 허덕이는 제3세계 국가들을 돕기 위한 국제적 행사다. 양씨는 이 기금 마련을 위해 프로듀서 김현보, 가수 한대수, 어어부 밴드 등과 함께 ‘Drop the Dept’라는 음반을 내고 중앙대 앞 클럽 ‘팝아트’에서 5월31일까지 53일에 이르는 장기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1970년대 초 송창식 윤형주 등과 함께 발표한 옴니버스 음반에서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로 시작되는 노래 ‘역(逆)’을 발표했던 그는 86년 호주로 이민을 가 14년간 살다가 최근 호주 영주권을 포기하고 영구 귀국했다. ‘Drop the Dept’는 그의 본격적인 국내 활동을 알리는 첫 신호인 셈이다.

    “요즘 가요판에는 음악은 없고 기획만 앞서요. 댄스 음악이 뜨면 너도나도 댄스그룹 만들어서 미는 식이죠. 난 이런 분위기에 맞서 반대로 갈 거예요. 음반사와 방송국이 진지한 음악을 하는 뮤지션을 환영하는 풍토가 만들어질 때까지 말이죠.” 느긋한 말투 속에 그가 꿈꾸는 또 하나의 ‘역(逆)’이 숨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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