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68

2003.01.16

“夢, 선거 광고 제작비 갚아라”

광고회사 두 곳 민사소송 준비 … 국민통합21 “1월말까지 해결될 수 있을 것”

  • 허만섭 기자 mshue@donga.com

    입력2003-01-09 1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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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夢, 선거 광고 제작비 갚아라”

    2002년 11월 서울 평창동 자택 정원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정몽준 대표.

    1월6일 서울 여의도 CCMM 빌딩 3층. 대통령선거 기간 동안 이 빌딩 세 개 층을 썼던 국민통합21측은 일주일 동안 한 층으로 줄이는 이사를 마무리한 뒤 이날 ‘시무식’을 했다. 대통령선거일 하루 전 정몽준 대표의 노무현 후보 지지철회 선언, 노후보의 당선, 공조 무효화 등으로 침체에 빠진 당 분위기를 다시 띄우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50여명의 당직자가 참석한 이날 시무식에 정대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평창동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대표업무는 신낙균 최고위원이 대행하고 있다. “대선이 끝난 지 18일이 지났지만 정대표는 ‘대선과정을 정리할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는 게 정대표 측근의 얘기다. 이런 가운데 ‘정리할 거리’가 한 가지 더 생겨, 정대표와 국민통합21의 심사를 좀더 복잡하게 하고 있다. ‘팝콘커뮤니케이션’(이하 팝콘) 등 2개 광고회사가 정대표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통합21은 대통령선거 후보자 등록 전인 2002년 11월 중순 팝콘 등 2개 광고회사에 대통령선거 광고물 제작 및 전제 대행을 의뢰했다. 정대표의 대통령선거 출마를 기정 사실화해 미리 광고를 만들어두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따라 이들 광고회사들은 국민통합21의 신문광고물, 정대표를 출연시킨 TV광고물, 전국 유권자들에게 우편으로 보낼 예정이었던 ‘정몽준 후보 선거홍보물’의 제작을 끝냈다. 신문광고물 중 일부는 11월 한 달 동안 주요 일간지에 2~4회 정도 실제로 게재됐다.

    축구협회장 사퇴 요구 일단 주춤

    팝콘 성시준 대표는 “국민통합21과 광고물·선거홍보물 제작을 12억2000만원에 계약해 제작을 끝냈다. 이미 신문에 게재된 광고의 경우도 국민통합21과 대행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각 신문사에 지급해야 할 21억원의 광고 게재비는 광고회사가 일단 먼저 부담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통합21측은 제작비 중 3억2000만원만 선수금으로 줬을 뿐 2003년 1월4일 현재까지 30억원에 이르는 광고제작비·신문 게재비 잔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중순까지 대금 지급이 완료됐어야 한다는 게 팝콘측 주장이다. “후보단일화로 대선 출마를 중도 포기한 것은 그쪽 사정이므로 광고 및 홍보 제작비 지급은 의뢰자가 이행해야 하는 문제다. 자신들의 신문광고가 이미 게재됐는데도 이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성대표는 “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 한화갑 후보, 지방선거 때 손학규 경기지사 후보의 광고물 제작을 맡았는데 이들은 당락에 관계없이 대금을 약속한 날짜에 지급해줬다”고 덧붙였다.



    팝콘측은 정대표에게 호소문을 보내는 등 대금지급을 요구했지만 국민통합21측이 성의 있는 답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광고회사는 윤모 변호사에게 이 사안을 의뢰해 민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통합21 재정담당 김정석 국장은 “돈을 안 주겠다는 게 아니라 금액에 대해 양측 견해가 달라 이를 조정하고 있다. 정대표도 보고를 받고 걱정 한 것으로 안다. 팝콘측에서 지급을 보증하는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지만 그건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1월 말까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축구계에서 정몽준 대표의 대한축구협회 회장 사퇴 요구가 진정되고 있는 데 대해 국민통합21측은 정대표의 재기를 위한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2002년 11월 이은성 경기도 축구협회 부회장, 차경복 성남일화 감독 등 축구계 인사들은 정대표의 회장직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월드컵 유치 등 정대표의 공로를 인정하는 분위기가 다시 조성된 데다 정대표가 축구협회장직을 내놓을 경우 그가 갖고 있는 FIFA 부회장직을 반려해야 한다는 현실론이 무게를 얻고 있다. 국민통합21도 추스르고 축구계 대부의 이미지도 다시 구축할 수 있을 것인지, 자택 칩거 이후 정대표의 행보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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