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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민영화 ‘포스코’만 같아라

민영화 2년 경영·조직 개혁 성공 모델… 수익 창출 모색, 정치외풍 차단이 숙제

공기업 민영화 ‘포스코’만 같아라

포항제철소 용광로 옆에서 방열복을 입고 근무하는 포스코 직원(위)과 서울 삼성동 포스코 사옥.10월4일, 민영화 두 돌을 맞은 포스코는 민영화 이후 경영 실적으로만 보면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 모델이라고 할 만하다. 민영화 계획이 발표된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거둔 순이익이 68년 창사 이후 97년까지 30년 동안의 순이익 총계 4조6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많은 5조1400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공기업 민영화 ‘포스코’만 같아라

포항제철소 용광로 옆에서 방열복을 입고 근무하는 포스코 직원

완전 분산된 지분구조도 민영화 성공의 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포스코는 전체 지분의 60.4%를 해외 유수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장의 자율적인 상호견제를 통해 1인 지배주주가 없는 최적의 지분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민영화 당시 특정 기업이나 개인에게 다량의 주식을 매각하지 않고 국민주 방식의 기업지배구조를 갖추도록 한 방침이 적중한 셈이다. 결국 이런 상황이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곧바로 수익극대화로 이어졌다.

사실 포스코는 설립 당시부터 여타의 공기업과는 달랐다.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전력, KT 등과 달리 68년 정부가 대주주인 `주식회사로 설립돼 30여년간 해외 유수 철강업체들과 경쟁을 통해 독자 생존의 발판을 마련한 것. 98년 7월 정부는 민영화 1호로 포스코를 선정한 뒤 전문경영인의 책임경영과 이사회의 경영감시 및 견제기능을 골자로 한 글로벌 전문경영체제를 구축했다. 뿐만 아니라 경영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경영 방식을 ‘`최대생산-최대공급’이 아닌 ‘적정생산-최대이익’의 수익성 위주로 전환하고, 철강업체로서는 드물게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쟁력을 상실한 애물단지를 헐값에 민간기업에 팔아 치운 것이 아니라 민영화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민영화 이후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는 얘기다.

외국인 지분 60.4% 신뢰 반영

공기업 민영화 ‘포스코’만 같아라

서울 삼성동 포스코 사옥.

포스코의 민영화 성공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인정하고 있다. 이들이 포스코 지분율을 높이면서 주가가 급등한 데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포스코의 외국인 지분은 98년 말 38.1%에서 지난 6월 말 60.4%까지 높아졌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포스코를 신뢰하는 것은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과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최고 경영층을 중심으로 1년에 한 차례 이상 국내와 해외에서 투자자 및 언론을 상대로 기업설명회를 갖고, 각종 간행물 및 웹사이트를 통해 경영정보를 주주 및 투자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해 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섰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들이 포스코가 주주의 이익에 반하는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용납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철저히 준수하고, 이사회는 물론 일반 주주들의 감시 및 견제를 상시 수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포스코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철강 수요가 점차 하향세로 돌아서고, 중국 일본 등 경쟁국이 치고 올라오는 상황에서 변화를 꾀하지 않는 한 수년 내에 시련에 부닥칠 수 있다는 것. 포스코 관계자는 “중국과 일본의 막강한 철강 생산능력을 고려할 때 향후 포스코의 운명은 사업 다각화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며 “내부에 유보된 수익을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낼 신사업을 모색하는 데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포스코의 경쟁상대인 일본의 철강업체들은 이미 도시개발, 엔지니어링, 에너지, 바이오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포스코의 타이거풀스 주식 매입 과정에서 보듯 민영화 이후에도 정·관계의 ‘청탁’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포스코가 앞으로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숙제로 남겨진 셈이다.

주간동아 2002.10.17 355호 (p43~43)

  • 구미화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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