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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주자들 “사랑해요 이수성”

구애공세에 주가 쑥쑥 … 자서전 내며 느긋한 시간, 파트너 선택은 일단 뒤로

대권주자들 “사랑해요 이수성”

대권주자들 “사랑해요 이수성”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수성 전 국무총리가 10월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정치는 사랑이다’라는 제목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갖는다. 이 전 총리는 이 책에서 “모든 것은 사랑에서 출발한다”는 나름의 생각을 잔잔하게 풀어놓았다. 같은 날 이 전 총리의 누님인 이자혜씨(70)도 ‘(늙은) 딸의 노래’란 자서전을 들고 행사에 동참한다. 남매가 함께 출판기념회를 갖는 셈이다.

정치권 안팎의 관심은 이 전 총리의 출판기념회 이후 행보. 대선을 불과 60여일 앞둔 시점에 개최하는 출판기념회는 정치적 행보로 비쳐질 가능성이 높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전 총리의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은 최근 전·현직 의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모두 구애의 발길이다.

특히 중량감 부족 및 획기적인 영남 대책 부재로 고민하는 민주당과 정몽준 후보 진영의 ‘러브콜’이 강하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측근으로 활동하는 김원기 의원은 9월20일 이 전 총리 자택을 방문, 선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제의했다. 또 다른 민주당 중진 K의원도 비슷한 시기에 신당동 자택을 방문, 삼고초려의 예를 갖췄다.

정몽준 후보의 참모 강신옥 전 의원도 비슷한 카드를 들고 자택을 방문했다. 강 전 의원은 이 전 총리와 서울법대 동기동창. 서로 못할 말이 없을 정도로 가까운 관계다. 정몽준 의원의 후원회장으로 활동중인 이홍구 전 총리도 동참을 호소한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반창(反昌)연대를 허물기 위해 신당동까지 손길을 뻗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전 총리는 초연한 모습이다. “열심히 하면 좋은 일이 있겠지”라는 덕담 수준을 절대 넘지 않는다.

이 전 총리가 각 후보 진영의 구애를 뿌리친 것은 편을 가르는 듯한 ‘선택’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선뜻 지지할 후보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측근들은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이회창 후보의 경우 1997년 경선 때 이 전 총리의 부친에 대한 사상 시비를 제기한 것 때문에 앙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본인이 아니라 부친에 대한 흑색선전이라 충격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전한다. 이 전 총리의 부친 이충영 변호사는 한국전쟁 때 납북됐다. 이 전 총리는 “이미 지난 일로 잊은 지 오래”라는 입장이다.

첫 파트너 가능성 정몽준 후보 가장 높아

잇딴 러브콜을 외면하자 ‘SS(이 전 총리의 영문 이니셜) 대망론’도 흘러나온다. 노후보와 정후보의 지지도가 떨어지면 범여권이 새로운 대안을 찾아 나설 것이고, 그 경우 범여권 단일후보로 추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 10월4일 이 전 총리는 측근과 경복궁을 걸으며 한담을 하다가 “내가 대통령을 하면 잘할 텐데…”라는 말을 불쑥 꺼내기도 했다.

그렇지만 SS 대망론에 대한 기대감이 그리 큰 것 같지는 않다. 이 전 총리의 입장은 “나는 아니다”는 쪽으로 굳어진 듯하다.

이 전 총리는 측근들에게 “이홍구 전 총리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잘할 것”이란 말을 곧잘 한다. 이홍구 전 총리를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도 “선배님이 대통령이 돼야 나라가 바로 선다”며 마음을 비운 모습을 보이며 출마를 권유했다.

이 전 총리측은 10월 말까지 정중동 상태를 유지할 계획이다. 정치적 선택의 첫번째 파트너는 정몽준 후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최종 결정까지 변수는 곳곳에 존재한다. 측근들은 이 전 총리가 움직일 경우 몇 명의 한나라당 인사가 동반 행보를 보일 것으로 장담한다. 그만큼 파괴력이 클 것이라는 주장이지만 그 가능성은 미지수다. ‘컴백’하는 이 전 총리가 ‘정치는 사랑’임을 확인시킬 수 있을까.

주간동아 2002.10.17 355호 (p36~36)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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