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6

2002.08.08

네로의 폭정은 와인 탓? 外

  • < 자료 : 지적 쾌락의 세계 와우밸리(www.wowvalley.com) >

    입력2004-10-11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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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만의 대명사 와인. 그러나 1세기 무렵만 해도 와인은 시큼한 맛의 약으로 쓰였다. 네로의 주치의였던 디오스코리데스는 ‘와인은 원래 시큼한 것이며,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고 기록했다.

    고대 로마시대 사람들은 납의 폐해를 잘 알지 못했다. 상수도도 처음에는 구리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물맛을 좋게 한다며 납으로 교체했다. 특히 귀족들은 그릇, 냄비, 욕조까지 납으로 만들어 사용하였으니 납중독을 피하기 힘든 상황. 와인의 시큼한 맛을 없애고 달콤한 낭만의 맛을 내기 위해서도 납을 사용하기에 이른다.

    포도즙을 납 항아리에 담아 발효시켰는데 이렇게 만든 와인 한 숟가락만으로도 납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납으로 만든 술잔에 와인을 넣고 잔을 달궈 술잔의 납을 와인 속에 녹여 먹었다. 그러면 와인의 맛이 약간 더 달콤해졌던 것이다.

    납 와인을 즐겨 마신 로마 황제 네로는 젊었을 때 꽤나 선정을 펼쳤지만, 나중에 난폭하게 변한다. 어머니, 동생, 아내를 살해하고 기독교도들을 잔인하게 탄압했던 네로의 폭정은 납중독으로 인한 신경과민, 정서불안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소크라테스가 마신 독은 무엇일까



    네로의 폭정은 와인 탓? 外
    “악법도 법이다.” 실제 소크라테스가 이런 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어쨌든 소크라테스는 법에 따라 독배를 마신다. 이때 마신 독은 코늄(Conium macu-latum) 혹은 헴로크(hemlock)라 부르는 미나리과 식물에서 추출한 독이다. 코늄의 열매에는 코니인(coniine)이라는 다량의 알칼로이드가 들어 있는데, 독성 물질로 중추신경과 운동신경을 마비시키고 호흡을 멎게 한다. 하지만 코늄에는 진통효과가 있어 파상풍 치료제로 쓰기도 했다. 약초와 독초, 삶과 죽음은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신과 육체의 이분법처럼 그 경계가 뚜렷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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