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0

2002.06.27

“유럽 무대여! 내가 간다”

빅리그서 박지성·송종국 등에 러브콜 … 이미 진출한 선수들도 주가 ‘쑥쑥’

  • < 기영노/ 스포츠평론가 > kisports@hanmail.net

    입력2004-10-14 15: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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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무대여! 내가 간다”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에서 한국팀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자 선수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유럽의 ‘빅4’라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리그,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서 연일 유혹의 손짓을 해오고 있는 것. 이 같은 추세는 한국이 16강은 물론 더 좋은 성적을 올릴수록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선수는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이다. 포르투갈과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현란한 개인기로 결승골을 넣은 박지성은 안정환이 뛰고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페루자팀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페루자팀의 가우치 단장은 지난 6월5일 한국과 폴란드의 경기가 끝난 직후 박지성이 속해 있는 교토 퍼플상가의 한 간부에게 박지성을 스카우트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박지성은 페루자팀뿐 아니라 세리에A의 다른 한 팀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두 팀 등 모두 네 팀으로부터 구체적인 제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지성은 올해 초 교토 퍼플상가와 연봉 재계약을 할 때 5000만엔만 받는 대신 유럽팀으로 갈 때 아무 조건 없이 갈 수 있도록 못박아 놓아 빅리그로 가는 데 아무런 걸림돌이 없다.

    포르투갈전에서 루이스 피구를 잘 막았던 송종국(25·부산 아이콘스)도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그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송종국이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가운데 한 명인 루이스 피구를 꼼짝 못하게 하자 당시 이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축구인들이 “루이스 피구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벌팀인 바르셀로나에서 송종국을 데려가 피구를 전담 마크하게 할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했는데, 현실화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그러나 송종국을 탐내는 팀이 바르셀로나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축구를 잘 아는 외국의 축구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김남일(25·전남 드래곤스) 선수를 높이 평가한다. 김남일의 플레이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상대팀의 스트라이커나 플레이메이커 등 핵심 선수의 활동 범위를 좁히는 역할을 잘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남일은 6월4일 폴란드전에서 폴란드의 중원을 지휘하는 스비에르체브스키와 대결하며 공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그를 막으며 미리 상대 공격의 예봉을 차단했던 게 우리가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된 것. 스비에르체브스키의 활약이 주춤해지면서 경계 대상이었던 올리사데베에게 향하는 패스도 제한됐고 카우즈니, 코지민스키, 제브와코프의 공격 가담도 줄어들게 됐다.



    이후 미국전에서는 미국 공격의 시발점인 클라우디오 레이나를 꽁꽁 묶었고, 포르투갈전에서도 송종국과 함께 루이스 피구를 바꿔 맞는 등 미드필드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도 한국이 치른 예선 세 경기 중 최우수 선수를 김남일로 꼽는다. 김남일에게도 하루가 멀다 하고 빅리그 에이전트들의 구체적인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아직 나이도 젊고 어느 팀으로 가든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 밖에 이미 빅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정환은 말할 것도 없고, 벨기에 안더레흐트팀에서 뛰고 있는 설기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은 이천수(22·울산현대) 등도 이번 월드컵이 빅리그에 진출하거나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로이터통신이 선발한 베스트11에 수비수로 선정된 김태영도 빅리그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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